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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80% 인간의 투덜투덜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12. 19.

 

 

 

80% 인간

 

오늘

서양의 역사와 문화

시험을 끝으로

23학번 1학년을 마쳤다.

 

누군가 함께

버거웠던 지난 1년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아뿔사!

좀 쓸쓸하넹.

 

1학기엔

모든 과목에 4.5이기를 꿈꾸었는데

고작 4.25

2학기엔

4.25 밑으로만 내려가지 않기를 바랐는데

코딩 과목은 어쩌면 B까지 내려가지 않을까?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독이지만

난 영원히 80% 인간을 벗어날 수 없나 보다.

 

내 살아온 모든 날들의 수준이

결코 80%를 넘지 않았음을

내 한계가

그 정도임을 자각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

 

 

마지막 학식도 먹고

 

 

 

며칠 내로 읽고 싶은 책들을

대출도 하고 매입도 하고도

마음이 허전해

술 한 잔으로 나를 달래는 저녁,

 

 

 

 

모든 것에

80% 인생인 나를

들여다보며

 

가득 채워 보려는 욕망만

꿈틀꿈틀

 

이번 방학엔

사놓고 읽지 못했던 책들로

나를 채우고

쓰던 작품들도 마감하고

새롭게 단편영화 시나리오 쓰기도

도전해보고

어딘가 낯선 곳에서

며칠 밤

희희낙락하는 시간도 가져 보리라는

야무진 겨울방학 계획을 세운다.

 

전부를 걸지 못해

늘 모자라는

80% 인간은

또 꿈을 꾼다.

꿈꾸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