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방학 중 나에게 가장 큰 이벤트라면 프레드 허쉬의 연주를 직관했다는 것이다. 내 생전에 마지막일지도 모를 그의 연주를 라이브로 들었다니 꿈만 같았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만일 나의 영웅인 Enrico Rava와의 듀오라면 어땠을까? 허쉬님께 라바님의 안부를 물었더니 괜찮다는 대답을 들었다. 연세가 있으니 라바님의 한국 공연을 기대한다면 실례가 될까?
살다 보니 가족 이외에 나를 지탱하고 위로할 존재란 음악과 책, 어쩌면 플러스 그림 정도랄까? 오랜 세월 늘 나를 위로했던 것은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사람이란 동물은 늘 고통을 안긴다. 구멍이 숭숭 뚫린 내 존재에 칼날을 후비는 것 같은 상황 앞에 나는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상처를 입는 나 자신이라고 수십 번 되새겨야 하는, 내가 살기 위해선 혼자 몸부림쳐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 즈음, 더 절실하게 나를 위로하는 것들을 찾게 된다.
다행이다. 네가 있어, 너를 누릴 수 있어서 나는 천수를 누릴 수 있겠지!!!, 라고 나의 다정한 Jazz! 프레드 허쉬님의 연주를 듣는 날, 오늘!!! 허쉬님의 솔로로 듣는 Round Midnight, 나의 고통과 분노는 흘러넘치지만, 결코 나를 헤하지 않으리라, 고 그의 음악은 나직이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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