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공연및 앨범 소개
지난 5월 31일 수요일 밤 8시 30분에
은파 호숫가에 있는
레스토랑 파라디소에서
43번째 콘서트가 열렸다.
피아노 이명건,
베이스 정영준
드럼 이도헌
퍼커션 김정균을 배경으로
재즈 보컬 그룹인
카리나 네뷸라의 공연이었다.
재즈 디바 4명이 원팀이 된
카리나 네뷸라,
‘스캣의 여왕’ 말로를 중심으로
박라온, 강윤미, 김민희 등
한국 재즈를 대표하는 보컬 4명이
재즈 디바들로서는 처음으로 결성한 팀이란다.
2022년에 결성해
2023년 그들의 첫 앨범
GOOD MATCH를
지난 4월에 발표했다고 한다.
31일밤의 공연은
열광이 도가니였고
뒷좌석에 구석에 배치된 나는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목청껏 소리치며
결국 참다못해 일어나
리듬에 몸을 맡겼다.
오랜만에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린 공연,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연 목록에
재즈 스탠더드가 많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아마도 막 첫 음반을 출시했기 때문에
음반의 광고적 측면으로
스탠더드보다는
그들 자체의 곡들을
소개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지방 소도시에 살아
라이브 공연에 목말라하는
재즈 매니아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준 공연이었음엔 틀림없다.
말로와 라온의 공연은
몇 번 접해보았으나
이번 처음으로 만난
피아니스트이자 보컬인
강윤미는
큰 기쁨 중의 하나였다.
특히 세련된 몸짓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다시 찾아 듣고 싶은 보컬리스트의 발견이었다.
한국 재즈사에
새로운 시도가
성공적이길 기원해보며
재즈 매니아로서
응원의 박수를
힘껏 보내고 싶다.
아래는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 빌려온 글이다.
CARINA NEBULA(카리나 네뷸라)의 데뷔 앨범 - GOOD MATCH
레이블: JNH 뮤직
제작사: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출시일: 2023년 04월 27일
TRACK LIST
001 GOOD MATCH (*TITLE)
002 FASCINATING RHYTHM
003 도라리스
004 SUSIE Q (*TITLE)
005 노들강변
006 음악으로 돌아가네
007 CARINA'S TUNE
008 SAVE YOUR LOVE FOR ME
009 날이 가면
010 EVERYBODY'S BOPPIN'
011 님과 함께
012 엄마야 누나야
음반정보
재즈 디바 4명이 원팀이 된 ‘카리나 네뷸라’가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카리나 네뷸라는 ‘스캣의 여왕’ 말로를 중심으로 박라온, 강윤미, 김민희 등 한국 재즈를 대표하는 보컬 4명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팀이다. 그동안 대중음악계에 많은 보컬 그룹이 있었으나, 재즈 디바 4명이 팀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카리나 네뷸라의 등장은 음악계의 ‘사건’이다. 지난해 팀 결성 소식이 알려지며 음악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모았으며, 1년간의 작업 끝에 첫 앨범을 완성했다. 앨범은 창작곡과 함께 재즈 스탠더드, 팝, 민요,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새롭게 해석한 음악적 성찬으로 가득하다.
앨범엔 12곡이 수록됐으며, 노래와 스캣(의미 없는 음절로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것)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재즈 보컬 앙상블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명건(피아노) 황이현(기타) 정영준(베이스) 이도헌(드럼) 김정균(퍼커션) 등 앨범에 참여한 연주자들도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이다. 카리나 네뷸라의 음악을 완성시킨 이들의 열정적인 연주도 주목해야 한다.
앨범은 특히 재즈 보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스캣 곡들을 전면에 포진시켜, 그동안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독창적 콘텐츠를 완성했다. 앨범의 문을 여는 타이틀곡 ‘Good Match’는 카리나 네뷸라의 음악적 위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빠른 스윙 리듬 위로 스캣 앙상블이 속사포처럼 터져 나오며 미증유의 쾌감을 선사한다. 멤버들의 스캣과 연주자의 격정적 대화가 이어지며 3분40초를 쉴 새 없이 달려간다. 비밥 라인의 스캣으로만 된 곡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그 전례가 거의 없다.
또 다른 스캣 곡 ‘Carina’s Tune’은 라틴 리듬의 서정적 선율이 매력적이며, 같이 목소리를 합치고 이어야만 하나의 노래가 완성되는 구조의 곡이다. 카리나 네뷸라가 ‘내’가 아닌 ‘우리’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음악적으로 담아냈다.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인 ‘Susie Q’는 C.C.R의 유명한 록 넘버를 흥겨운 재즈 보컬 앙상블 곡으로 바꿔 아주 흥미로운 트랙이 됐다. 특히 신비로운 느낌의 아카펠라 인트로가 끝나자마자,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리듬 속으로 노래가 달려가는 반전이 드라마틱하다.
1930년대 신민요였던 ‘노들강변’과 1970년대 가요 ‘님과 함께’는 긴 시간적 거리를 뛰어넘어 동시대의 음악으로 다시 태어났다. ‘노들강변’은 세월의 무상함을 세마치 장단에 담은 ‘유물’ 같은 곡이었으나, 현대적 화성에 16비트 이븐(even) 리듬과 라틴 리듬을 섞어 풍류와 여유가 넘치는 감각적 곡으로 바뀌었다. 또 남진의 빅히트곡 ‘님과 함께’는 경쾌한 댄스곡에서 침잠하는 서정적 곡으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이, 발산하는 즐거움의 공간에서 아련하고 먼 동경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Save Your Love for Me’는 사랑의 애절함이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블루지한 발라드다. 가스펠과 블루스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오르간의 왼손 보이싱을 보컬 4명의 하모니로 표현해, 노래의 서정성을 한층 깊게 했다.
노래의 언어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한국어로 개사한 곡들도 눈길을 끈다. ‘도라리스’는 브라질 ‘보사노바의 거장’ 주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의 ‘Doralice’를, ‘음악으로 돌아가네’는 미국의 작곡가이자 음악교육가인 커비 쇼(Kirby Shaw)의 ‘I Return to Music’을 개사했다. 두 곡 모두 화려한 음악적 기교 대신 ‘노래하는 본연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 편곡했다. ‘음악으로 돌아가네’는 막막한 삶의 불안 속에서도 “음악이 곧 구원”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마치 카리나 네뷸라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듯한 노래로 들린다.
앨범의 마지막은 소월 시로 유명한 ‘엄마야 누나야’를 아카펠라로 장식했다. 카리나 네뷸라의 애잔하면서도 고즈넉한 목소리가 소월의 깊은 시정(詩情)을 담아내며 긴 여운을 남긴다.
카리나 네뷸라의 좌장 격인 말로는 지금까지 8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20여 년간 한국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보컬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온 박라온은 3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현재 재즈 트리오 ‘오늘’의 리더로 인상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에서 재즈 보컬로 전향한 특별한 이력의 강윤미 역시 지금까지 2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현재 재즈 듀오 ‘유월의 인사’ 멤버로 활동하며 음악적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팀의 막내 김민희는 현재 한국 재즈씬에서 가장 핫한 ‘골든 스윙 밴드’의 보컬로 주목받고 있으며, 솔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 재즈의 중추를 지켜온 4명이 원팀을 이뤄 시작하는 음악 여정은, 한국 대중음악이 가보지 못한 길이다. 한국 재즈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축적된 음악적 역량은 괄목할 만하다. 한국 재즈의 그 빛나는 현재가 지금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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