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오랫동안 타지를 부유하다
안착한 고향의 냄새와 소리는
저에게 좀 특별했죠.
짠내를 동반한 바람과 때론 짙은 해무
좁은 골목들 사이로 나란히 펼쳐진 구옥들
그 사이 때론 지그시 들여다보게 되는 아담하고 비밀스런 일본식 가옥들
겪어온 역사를 짐작하게 하는 이 모든 풍경에
가만 눈을 감았을 뿐인데
끝없이 펼쳐진 골목 사이로 삶이 서걱거렸고
서남풍이 불 때면
갯내와 함께 나직한 노래가 들릴 것 같은
실상과 허상, 생성과 소멸, 찰나와 영원의 경계를
모호하게 감싸 안는
그곳이 나락이라 하더라도
한 순간만은 한없이 미끄러져
낮고 부드럽고 따뜻한 젖빛 곡조 속에
나를 영원히 가두고 싶다는 생각이
우리를 붙드는 공간,
이 공간이 재즈 뮤지션 임인건의 손길로 펼쳐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감격해서 소리쳤죠.
임인건이 군산에 거주중이래.
그의 영혼에서 피워낸
오늘의 앨범이랍니다.
특히 표제곡 Rapsody in Gunsan을 들었을 때, 임인건의 세련미가 군산을 이렇게 표현했다니, 감동, 감격, 울뻔했다면 웃으시겠지요?
저에겐 해무가 깃든 이 음울한 풍경이 랩소디의 한 리듬으로 태어난 것은 아닐까
은근 웃으면서 말이죠.
언젠가 군산에서 그의 이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답니다.
앨범소개는 멜론에서 가져왔습니다.
랩소디 인 군산 (Rhapsody in Gunsan)]은 피아노와 첼로의 듀오 형식으로 구성된 음악들이며, 임인건 특유의 감성과 아름다움을 품고 있지만, 각각의 곡 들은 저마다 뚜렷한 색깔과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언컨데 듣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음악 여행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임인건은 피아노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가로서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잘 아시겠지만 박성연 선생님, 박효신, 이소라가 노래했던 ‘바람이 부네요’는 임인건의 작품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곡소개]
sirius : 초저녁 동쪽 하늘, 홀로 밝게 빛나며 길 잃은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준 별 시리우스.
그 별을 함께 바라보는 이와 의 교감을 표현한 곡입니다
용눈이 오름의 봄 : 거의 찾아오는 사람 없었던 예전의 용눈이 오름,
그곳에서 만났던 봄을 향한 추억을 첼로와 함께 노래한 곡입니다.
Rapsody in Gunsan : 재즈 연주자로 혹은 작곡가로 걸어온 삼십여 년의 제 자신의 음악적 감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열망을 담아 연주한 장대한 즉흥연주를 담고 있습니다.
군산에서 : 군산이 그에게 주었던… 그리고 그가 받았던 마음을
첼로 선율로 표현한 품격 있으면서 아름답고 애잔한 곡입니다.
당근밭 집 딸 : 한국 근대 단편 문학 같은 이야기를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내었습니다.
단순하지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특별한 우리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바람이 부네요 : 가사를 떠나 멜로디 자체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임인건 특유의 감성으로 표현된 곡입니다.
귀로 : 먼 길 떠났다 집을 향해 가는 마음은 어쩌면, 여행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울림을 공감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노래’ 입니다.
[Credit]
임인건 - Piano
송상우 - Cello
[Credit]
임인건 - Piano
송상우 - Cello
All Music Composed by 임인건
Recorded by 황병준 @ 동우아트센터
Mixed by 황병준 @Sound Mirror Korea
Mastered by 황병준 @Sound Mirror Korea
Designed by 김도마
Cover art by 김우영, Hanok 6602, 2016 125X167cm
LP 상세 사양
? 180g Heavy Weight
? 1 LP, 12", 45 RPM
? 4P 인서트
? Made in Czech
앨범 전체가 유튜브에 뜨지만 전 LP 한 장과 CD 두 장을 구입했습니다.
03 Rhapsody in Gunsan
https://youtu.be/V2NBf76PcPM?list=OLAK5uy_kFXmUiJzArUfD5yWY83jgLFjsFH7uWQ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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