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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Enrico Rava의 스튜디오 앨범 - New York Days(2009년)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9. 8. 11.
#재즈앨범소개


“내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그녀에게만 은밀히 건넨 말이 있지요.

실제로 내가 죽게 되면,
슬퍼하지 말고 누구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도 알리지 말고 조용히 시신을 수렴한 후
장례식 조차 치르지 말고 화장 후 수목장을 하든, 물에 흘려보내달라고
유언을 한 적이 있지요.

그저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일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는 중이지만,
사 후의 일은 내 통제를 벗어날 일이기에 장담할 수 없지만,
정말은 누구의 애도도 필요하지 않다는 내 오만 같아
요즈음 고민 중이네요.

더불어, 나에게 가족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하는 시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나의 삶이 부끄럽기도 하고,
혹시나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살아오면서 이상하게 가족에게만은 마음을 터놓고 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가족 누구에게도 내 삶이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이겠거니,
그렇게 생각만 했었는데,
어쩌면 내가 혹시라도 기대게 될까봐,
나 자신을 지나치게 단도리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쓸데없는 자존심을 가장 가까운 관계에 적용했다는 내 오류는 아니었을까?

참 가깝고도 먼 관계가
가족이란 이름의 울타리구나, 생각되는 시간들...

어제는 모처럼만에 편안히 가족들과 대면한 시간이었어요.

 





팔순이 넘은 엄마에게서 내 미래를 엿보고,
자기 몫의 인생을 충분히 살아내고 있는 동생들에게서 내 삶의 뒤안길을 되집어 보며,
또 남아있는 무궁한 날들에 샛별로 등장하게 될 조카들의 미래를 상상하게도 되고요.

 

 

 

 

음식을 앞에 두고, 또 후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일까요?



아쉬웠던 것은 미래에 119 소방대원으로 활약할 조카(실습)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이고,
가슴 벅찼던 것은 미래의 PGA 투어에서 이름을 알릴 또 다른 조카를 몇 년만에 보게 된 것이었지요.

 

 

 

 

 

 

이러한 소소한 일상과 더불어
느긋한 휴일,
레끼마씨의 방문을 은근 기다리며
음악을 듣는 이 시간
충분히 축복 받은 인생이구나,

고개를 끄덕입니다.




현대 이탈리아 재즈의 아버지로 간주되는 트럼펫터이자 작곡가인 Enrico Rava(1939년생)는 서정성과 섬세하면서도 심오한 하모니 탐구로 포스트 및 네오 밥부터 전위적인 연주까지 자유롭게 활보하는 이탈리아를 넘어 생존해 있는 세계 재즈 신의 전설 중의 한 분이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연주 중 하나인, Nature Boy와 Estate를 들려주는 제 최애하는 트럼펫터이기도 한데요, 1939년생이면 올 해, 팔순, 자라섬 페스티벌에 다녀가신 적도 있다하는데 그의 라이브를 들을 기회가 있다면 열일 제키고 꼭, 제 행운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라바는 처음 Dixieland 밴드의 Kid Ory(1886년 12월 25일 – 1973년 1월 23일)에서 영감을 얻어 트롬본을 연주했는데 1956년 트리노에서 Lester Young과 함께 연주한 Miles Davis를 들은 후 트럼펫으로 전환했는데요.

많은 재즈 레전드들과의 협연을 거쳐 완성되어가는 그의 연주는 고즈넉하고 낭만적이며 많은 여백사이로 감상자의 감정이 스르르 밀려드는 서정성을 한껏 드러내는 분위기인데 ECM이 추구하는 음악적 성향을 완벽에 가깝도록 반영하는 음악가라고도 칭할 수 있겠네요.

그는 마치 포스트 마일즈 데이비스를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소울풀한 지점까지, 엄격한 조성을 넘어서는 서정성에 유럽 클래식 음악적 분위기에 감싸인 연주들을 들려주곤 했지만 특히 1970 년대에 진입한 Rava는 부드러운 낭만적인 트럼펫 사운드와 보다 프리 재즈적 연주를 들려주며 시대별 그의 사운드 간의 좋은 대조를 들려주는데요.

오늘 소개할 그의 앨범 New York Days는 2008년에 녹음되어 레이블 ECM을 통해 발매했네요. 11개의 트랙 중 2트랙을 뺀 9개의 트랙이 그의 오리지널로 구성되어 있네요.

 

 

 


 

 




5중주 버전으로 녹음된 앨범은 색소포니스트 Mark Turner의 ECM 데뷔작이기도 하며 동시에 60년대 말과 70년대 초, 라바의 뉴욕생활을 엿보게 하는 그의 음악적 감성이 녹아있는데요.

역시 소울풀한 혼색에 스윙감과 서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프리재즈적인 즉흥성이 덧 입혀진 연주로 들리지 않습니까?

레끼마씨가 잠깐이나마 우리 동네에도 들르기를 희망하며


Enrico Rava의 스튜디오 앨범 - New York Days(2009년)

레이블: ECM/ECM 2064
녹음일: 2008년 2월
발매일: 2009년 1월 24일
길이: 77:40
프로듀서: Manfred Eicher



Track listing(괄호 안의 언급 없는 트랙은 모두 Enrico Rava 작곡)
1."Lulù" - 9:33
2."Improvisation I" (Stefano Bollani, Larry Grenadier, Paul Motian, Enrico Rava, Mark Turner) - 4:24
3."Outsider" - 6:17
4."Certi Angoli Segreti" - 10:55
5."Interiors" - 10:42
6."Thank You, Come Again" - 7:05
7."Count Dracula" - 3:20
8."Luna Urbana" - 7:39
9."Improvisation II" (Bollani, Grenadier, Motian, Rava, Turner) - 7:52
10."Lady Orlando" - 5:31
11."Blancasnow" - 4:22

Personnel
Enrico Rava - trumpet
Mark Turner - tenor saxophone
Stefano Bollani - piano
Larry Grenadier - bass
Paul Motian - drums



1."Lulù" - 9:33
https://youtu.be/kSClpNVDMDk?list=OLAK5uy_nZiLjccTDqkqItNZ7TIWSysm8-IT0jIj8

 

Lulù 




2."Improvisation I" (Stefano Bollani, Larry Grenadier, Paul Motian, Enrico Rava, Mark Turner) - 4:24
https://youtu.be/ZLEvbs949_M?list=OLAK5uy_nZiLjccTDqkqItNZ7TIWSysm8-IT0jIj8

 

 

 

 

 

 

Luna Urbana 




9."Improvisation II" (Bollani, Grenadier, Motian, Rava, Turner) - 7:52
https://youtu.be/gGO2OOZW2VY?list=OLAK5uy_nZiLjccTDqkqItNZ7TIWSysm8-IT0jIj8

 

 

Blancasnow 

 

 

 

 

Enrico Rava (1939년 8월 20일 Trieste, Italy)는 이태리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이다. 그는 원래는 트롬본을 연주했는데 마일즈 데이비즈를 듣고 난 후에 트럼펫으로 바꿨다. 그의 첫 번째 상업적인 작업은 1960년대 중반의 이탈리언 퀸텟인 가토 바비어리(Gato Barbieri's Italian quintet)의 멤버였다. 1960년대 후반에 그는 Steve Lacy's group의 멤버가 되었다. 1967년에 그는 뉴욕으로 옮겨간 후 그리고 한 달 후 1970년대에 Tonsil Records에서 엘피들을 녹음했던 그룹 Gas Mask의 멤버가 되었다. 그는 Carla Bley, Jeanne Lee, Paul Motian, Lee Konitz, Roswell Rudd와 같은 예술가들과 함께 연주했다. 주로 비밥 재즈의 대표 인물로 활동을 했지만 그는 또한 아방가르드의 환경에서도 성공적으로 연주해왔다. 그의 스타일은 여백적인 면과 곡조의 밝은 면에서는 부분적으로 Kenny Wheeler를 회상시킬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라바 고유한 더 하모니적 단순함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그는 Pat Metheny, Michel Petrucciani, John Abercrombie, Joe Henderson, Richard Galliano, Miroslav Vitouš, Andrea Centazzo, Joe Lovano, Gil Evans 그리고 Cecil Taylor와 함께 연주했다.
라바는 트럼펫 주자 Paolo Fresu와 함께 Bix Beiderbecke, Louis Armstrong, Chet Baker, and Miles Davis (Bix, Pop, Shades of Chet, Play Miles Davis)의 영향아래 4개의 앨범 시리즈를 녹음했다. 또한 오페라의 아리아와 서곡들을 그 자신의 해석대로 녹음한 L'Opera Va' 와 Carmen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01년에 그는 피아니스트인 Stefano Bollani와 함께 퀸텟을 설립해 Gato Barbieri 와 Aldo Romano와 함께 연주 여행을 했다. 트리오 Europeans에서 그는 독일의 베이스 연주자인 Eberhard Weber와 스위스 퍼커션 연주자인 Reto Weber와 함께 작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