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이진숙 별이 우는 밤이면 막차가 떠난다 산도 울어 계곡따라 메아리로 흐르고 달빛 속으로 스러져가는 들판의 벗은 바람소리와 함께 마음을 싣고 막차는 떠난다 기적을 울리지 않고 가는 길 눈물 같은 별이 하나씩 길 위에 내리고 새벽은 올 것인가 쓰리게 흐르는 저문 강물이여 밤이 무거워 비껴서지 못하는 나목들 가지마다 걸려 있는 안개, 텅 빈 들녘, 해질 무렵, 넋, 열정, 상처와 환희, 떨어진 꽃잎, 그리고---- 모든 존재란 의미이고 이름일 따름 속절없이 피었다 지는 것이 꽃뿐만이랴 하늘이 시작되는 곳이 어디인지 상처 받은 별떨기가 찔레꽃으로 피어나는 여름이 봄보다 먼저 왔다 가고 나면 가을은 슬프고 겨울은 눈부시지 않더냐 오늘은 첫눈이 내리고 나는 밤으로 가는 막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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