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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cafe <空> - 2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5. 11. 9.

  방해받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들 또한 어떤 것에 이끌려 올 수 밖에 없었으리라. 그녀들을 이끄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언뜻 집어보고도 싶었지만 그것이 무엇이었던간에  내 영역밖의 일인 것을.

  마지못해 열어제킨 방안으로 알싸한 찬 공기가 스며듬과 동시에 호기심 가득한 그녀의 얼굴들이 하나 둘 방안을 훑었다.

  "무슨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는데."

  "그러게. 나도 분명 소리를 들었는데..."

  "좀 으시시한데."

  내 대답이 체 끝나기도 전에 이곳 저곳을 훑어보던 이가 몸을 옹송거리며 어깨를 오무렸다. 낡을데로 낡아있는 오두막과 내 얼굴을 번갈아 훑어보며  묻고 싶은 눈치였지만  난 무엇도 말해줄 수 없었다. 나도 그녀들처럼 무엇인가에 끌려, 진부한 말이라면 '어떤 아련한 그리움 ' 같은 것에 이끌려 발길이 닿았을 뿐이었던 터.

  "空은 空이로다."

  또 한 번 내 귓전에 목탁소리와 함께 소리가 들렸다. 첫번째 소리를 들었을 땐 호기심이 일었는데 두번 째 소리는 귀신이라도 있는 것인가 등줄기가 오소거렸다.

  "좀 거시기 한디, 나가자."

  먼저 말한 이가 마당에 내려서자 또 아자자 썰물처럼 그녀들이 밀려나갔다.  그녀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을까 ?

  "난 여기서 좀 앉았다갈까해."

  서둘러 울타리 밖으로 나선 무리들뒤에 소리를 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그들과 함께 빠져 나가고 싶은 생각과 이곳에 잠시나마 머물며 들려왔던 소리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자는 호기심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식은 땀이 흘렀지만 여긴 또 내 옛집이 아니었던가? 비록 그 흔적조차 가물거릴만큼 오래된 기억들이지만 이 집 도처엔 내 유년의 기억들이 널브러져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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