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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92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해/ 무라카미 하루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3. 7. 16.

  다자키 쓰쿠루는 한때 흐트러짐 없이 친밀하고 완벽한 공동체에 속해 있었다. 아카(赤), 아오(靑), 시로(白), 구로(黑). 색채 풍성한 네 명의 친구들 곁은 다자키 쓰쿠루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장소였다.
  그러나 고향 나고야를 떠나 도쿄로 올라온 그는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 친구들로부터 제대로 된 이유조차 듣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절교를 당한다. 그다음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자키 쓰쿠루는 죽음만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다. 친구 하나 없는 도쿄에서 혼자서 죽음에 가까운 절망을 느끼고, ‘돌아갈 장소’가 없는 절대적인 고독을 겪는다. 그리고 그 고통을 견뎌 낸 후 쓰쿠루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친구들에게 입은 단절의 상처로 남에게 마음을 순수하게 터놓지 않는,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서른여섯 살이 된 쓰쿠루는 도쿄의 철도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런 그에게 16년 전 입은 상처는 언제나 안에서 피를 흘리는 ‘덮어 둔’ 역사로 남아 있다.
  쓰쿠루는 여자 친구 기모토 사라에게 ‘네 명의 완벽한 공동체’와 그곳에서 소외당한 경험을 이야기했다가 마음에 걸려 소화되지 않은 무엇인가를 풀기 위해서라도 다시 그 친구들을 찾아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그는 사라의 말대로 그간 잊고 지내 온 것들을 되찾기 위하여 인파가 붐비는 도쿄 역에서 순례의 여정을 시작한다.
  돌아가야 할 곳,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서 차례차례로 아카와 아오를 만나고 시로의 죽음을 알게되고 구로를 찾아 핀란드로 향한다. 구루에게서 왜 쓰쿠루가 희생양이 되었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된다. 냉정하면서도 언제나 쿨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다자키 쓰쿠루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할때 덜 상처받을 것 같은 사람이 희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사실 쓰쿠루는 그런 희생을 통해 5년간의 암흑과 16년간의 상처로 색채가 없는 생활을 하게된다.

  쓰쿠루는 순례여행을 통해

  "인생은 복잡한 악보같다고 쓰쿠루는 생각했다. 16분 음표와 32분 음표, 기묘한 수많은 기오,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시들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을 올바르게 해독했다 하더라도 거기에 내포된 의미를 사람들이 올바르게 이해하고 평가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리란 보장도 없다. 사람의 행위는 왜 그렇게 복잡하게 엉켜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에  휩쓸려 사라져 버리지는 않았어. 우리는 그때 뭔가를 강하게 믿었고, 뭔가를 강하게 믿을 수 있는 자기 자신을 가졌어 그런 마음이 그냥 어디가로 허망하게 사라져 버리지는 않아."라는 인생의 강한 긍정을 가지게 된다.

"지금 자신이  내줄 수 있는 것을, 그것이 무엇이든, 몽땅 내밀자. 깊은 숲에서 길을 잃고 나쁜 난쟁이들에게 붙잡히기 전에."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하루끼의 상실의 시대를 필두로 10여권의 작품들을 읽어 왔었다. 그렇지만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하루끼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1Q84를 읽고 진정한 스토리텔러로서의 그의 역량에 감탄 한 적이 있다. 이번 작품은 다시 상실의 시대로 귀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생에서 되찾아야 할 것이 색채라는 역설과 순례를 통해 성찰에 이르게 되고 삶의 긍정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