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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볕 좋은 날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2. 9.

 

 

 

 

 

 

 

 

 

 

 

 

 

 

 

 

 

 

 

 

 

 

 

볕 좋은 날은 빨래를 하자

무명 광목 펄펄 날리는 이불 빨래라도 하자 그려

 

고것은 단지 이불을 빠는 것이 아니라

사는 시름 땡볕에 말려

마음 끈 동여멜 알부민을 맞는 것이리라

 

볕 좋은 날은 그리움도 펄펄 말려보자

 

고것은 단지 그리움을 말리는 것이 아니라

시린 그리움 땡볕을 쬐면

행여 가신 님 한 번쯤 되돌아볼까 미련을 가져보는 것이리라

 

볕 좋은 날은 욕정도 훨훨 말려보자

 

고것은 단지 욕정을 볕에 쬐이는 것이 아니라

펄펄 끓어 넘치는 욕정을 볕에 두면

넘치는 욕정에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리라

 

볕 좋은 날은

몸도 마음도 뽀드득 뽀드득  땡볕에 말려

가는 정 오는 정 담아내며

플러스 마이너스 고냥고냥 똔똔되게

포진 볕에 포지게 앉아

한 숨도 두 숨도 쉬지 말고

무심한듯 그렇게 나를 말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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