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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도시에 저녁이 찾아오면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0. 21.

 

 

 

 

 

 

 

 

 

 

 

 

 

 

 

 

 

 

 

 

 

 

 

 

 

긴 꼬리를 끌며 부산한 저녁이

꼬방동네 토방에 내려 앉는다.

 

저녁꼬리에 몰린 신발들이

서둘러 집으로 향할 때

하루의 그리움이 저녁 밥상을 차린다.

 

아버지의 깊은 한숨이 한 잔의 소줏잔속에 녹아 내리고

어머니의 동여맨 허리끈이 된장찌게 속에 앉을 때

새끼들의 허기짐이 수저를 춤추게 한다.

 

허기진 저녁이

배부른  포만감에 나른해질  무렵

토방위  뒤 엉킨  신발들이

고단한  하루를 나누고

보다 나은 내일을 그리고

살망한 꿈을 꾸러 간다.

 

 

(2009년산  졸시 토방위로 돌아온 신발들이)

 

어스름 저녁  땅거미에 도시가 물들 때면

난 항상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사는 일에 고단한 사람들 조차도

이제 잠시의 휴식을 위해 따뜻한 세계로의 귀환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전신주가  비스듬히 시간을 내려뜨리고

삼십 년도 넘은 세월을 품은 땟국물 진 건물들도

모다 모다

고단 했던 하루를 마감할 시간,

 

그 시간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아득한 그리움을 품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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