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71 - 너를 닮은 사람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7. 14.

 

 

 

 

2012 제 3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은 정소현의 '너를 닮은 사람'

 

 

정소현의 너를 닮은 사람의 화자인 나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가난의 공포와 맞서기 위해 이십대의 절반을 보내버렸고 가난으로부터 자신을 구제해준 남편을 만나 낮잠처럼 무의미하게나머지 절반을 보낸다. 아들이 젊음을 파먹으며 쑥쑥 자랐으나 나는 시간이 흐른 후 내게 남은 것은 외로움뿐이었다.라고 느끼며 외적으로는 풍부한 생활을 했지만 내적으로는 견딜 수 없는 외로움에서 걸어 나오고자  독일어 강좌를 수강하게 된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상대해주는 이름이 같은 클라인을 만나게 되어 그녀를 선망하게 되고 그녀로부터 그림을 배우게 된다. 클라인의 약혼자 유석을 만나 사랑하게 되고 나는 그림공부를 위해 독일로 떠나고 클라인의 약혼자 유석은 나의 권유로 클라인을 떠나 독일로 오게 되어 동거가 시작되며 남편의 딸인지 유석이 딸인지를 모를 리사를 낳게 된다. 가족의 해체를 두려워한 나는 급기야 유석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고 유석의 방문을 두려워한 나머지 집까지 옮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중학생인 리사가 미술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하게 되어 나는 과거의 인물 클라인을 만나게 되나 모른 채 한다. 미술교사였던 클라인은  리사의 폭행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나를 방문하게 되고 과거의 것들로부터 결별하여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현재가 가장 좋은 시절의 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게 하는 불안을 안겨준다. 결국 가장 좋은 시절인 현재의 삶을 유지키 위해  클라인을 차로 치게 되며 이 지경까지 몰아온 것은 네 탓이지 내 탓은 아니다. 정말이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자기기만적인 변명을 하게 된다.

 

철드는 게 나쁘거나 대단한 게 아니에요. 자신이 살아온 시간의 무게를 온전히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당신은 그냥 자기 연민에 빠진 철부지였고, 당신 뜻대로 쉰이 넘은 지금까지 여전히 철이 안 든 것 같네요. 나는 당신을 경멸합니다.” 클라인의 말을 빌려 나의 정곡을 찌르는 작가의 말, 소설 속의 나가 아니라 현실 속의 나에게 말하는 듯하였다.

 

 

작가노트에서  작가 정소현은 말한다.

 

너는 네 손톱 밑의 가시가 가장 아프고, 네가 가장 가엾으며, 네 행위는 언제나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네 속에서 확고한 진실이므로 나로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 너를 용서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죄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용서는 용서를 구하는 자의 몫이니까.”

 

이런 말을 들으니  행여 나도 모르는 나의 이면의 모습 용서를 구하지 못하는 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은근한 두려움이 몰려 들더라.

 

소설은 전체적으로 나의 회상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일 인칭 단편이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나의 다음 고백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戀書시리즈 -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戀書 - 73 - 고민하는 힘  (0) 2012.07.31
戀書 - 72 - 국경시장  (0) 2012.07.15
戀書 - 70 - 부고  (0) 2012.07.13
戀書 - 69 - 폭우  (0) 2012.07.11
戀書 - 68 - 에너지 버스 3  (0)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