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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미국의 국회마을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6. 29.

우리 나이 쯤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노후에 대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것이 돈과 관련이 되어 있든 아니든 자신이 그리는 노후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틈틈이 혹은 열심히 그 그림의 색칠을 해 가며 산다. 나도 오랫동안 내 노후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직 희미한 스케치 단계를 밟고 있지만 막연하나마 공동체 생활에 대한 계획만은 확고하다. 그것도 노인들만의 공동체가 아닌 어린아이부터 임종을 눈앞에 둔 노인들까지 어울리며 행복하게 사는 공동체에 내가 속할 수 있고 그곳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심다 뭐 그런 소망이랄까? 며칠 전에 도서관에서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이라는 책을 제목만을 보고 앞으로의 내 삶에 나를 기다리는 것들이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대출을 해 읽고 있다. 관심이 있어서 그랬는지 이 책 112쪽에 내가 그리고자 했던 공동체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 사례를 찾게 되었다.

 

 

“국회마을

 

백악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시 근교에 한 노인 단체가 ‘국회마을’이라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뭉쳤다. 취지는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이 자신이 지닌 능력을 서로 주고받음으로써 노인들이 집을 떠나지 않고 남은 생을 보낼 수 있도록 교류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재봉사로 은퇴한 80대 할머니는 30대 직장인과 결연해서 이따금 바짓단을 꿰매준다. 대신 그 직장인은 토요일에 노인들의 정원 잔디를 깍아 주거나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노인들의 심부름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준다.

 

 

이 프로젝트 창안자는 젊은 자원 봉사자들은 부족하고 도움을 바라는 노인들은 넘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봉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했다. 창립 회원인 해리엇 로저스라는 노인은 주는 것과 받는 것의 기쁨을 이렇게 증언했다.

 

“회원이 되는 것만큼이나 봉사를 하는 것도 보람 있었어요. 이 일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오랜만에 새 친구도 사귀었고요.”

 

 

이런 교류가 세대 간에 일상적으로 일어나면 노인도 젊은이도 서로 의존해야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자존심을 잃지 않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구성원들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제 몫을 다할 거라고 확신하고 신뢰를 쌓아간다. 젊은이들이 노인들의 삶을 보며 배우기에 나이 든 사람들이 존경을 받는다. 세대 간에 서로 의존하면서 결과적으로 모두가 잘 살게 된다.”

 

 

 

세상에는 나와 비슷한 꿈을 꾸며 실천하는 용감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물론 현실은 미국이고 자원봉사의 개념이 삶의 일상으로 되어있는 그들에게 이 시스템이 그리 낯설지 않겠지만 우리네야 워낙 혈연이라는 공동체에 뿌리를 두고 있는 가족개념을 뛰어 넘기가 어디 쉽겠는가?

 

나처럼 자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노후의 공동체란 오직 양로원 개념밖에 없는 우리네 현실에서 이렇듯 다세대가 모여 살며 서로가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시스템을 현실로 옮긴다는 것이 한낱 꿈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꿈꾸는 자만이 그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고 또 도전하는 자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꼭 꿈만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어딘 가에도 나처럼 이런 꿈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ㅋㅋ 이제부터 이런 꿈을 꾸는 사람들에 대한 교신방법을 연구해 볼 일이다. 이 광활한 우주에 내 꿈의 전파를 쏘아 볼끼라...

 

 

오늘 푹푹 쪄대는 무더위를 견디는 방법의 하나로 지금 나는 백일몽을 꾸고 있는가?

내가 그리는 그곳에서 나는 힘이 다할때까지 밥순이 아즈메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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