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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57 -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6. 26.

 

 

 

 

 

Loneliness(외로움)와 Solitude(고독)의 차이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한상복의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라는 책을 선물 받았답니다. 그냥 소설처럼 엮어낸 일화라서 가볍게 읽어도 좋은 책…. 이 책 프롤로그에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단어에 대해 명쾌한 해석을 했더라고요.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은 논리니 쓰이고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은 솔리튜드이다. 라고…. 관계로부터 격리된 부정적 혼자됨을 논리니 스스로 스스로 선택해 나다움을 찾는 긍정적 혼자됨을 솔리튜드라고….

외로움은 균형이 깨진 것을 의미한다. 내가 원하는 나와 실제의 내가 달라서 답답하고 외롭다. 내가 누군가에게 바라는 내 마음을 이해받지 못했을 때, 거절 또는 거부를 당했을 때, 비참한 현실이 따스한 기대를 압도해 무너뜨렸을 때 괴롭고 외로우며 이 외로움이 오랫동안 지속하면 사람의 내면을 황폐화한다.

 

반면 솔리튜드, 고독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솔리튜드는 외로움을 통과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외로움을 마주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부터 솔리튜드에 이르는 길이 사실상 시작된다.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혜의 그물을 짠다. 솔리튜드는 그 과정에서 내면의 성숙과 함께하는 길이다.  참 명쾌한 분석인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외로운가, 고독한가?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난, 고독해. 즐길 줄 알지…. 그렇게 많은 눈물을 흘리고 난 후 어느새 지금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놀이에 빠질 수 있고 또 즐길 수 있음이 아주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지금 이렇게 온종일 혼자서 사각의 입체에 갇힌 듯 그렇게 살지만 작은 선물처럼 주어지는 한가함 속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또 누군가와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있는 나 자신. 어느 날 이런 내 모습이 참 대견타 그런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참 다행스럽게도 이런 나에게 가끔 예기치 않은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멀리서 오직 내 글만을 읽고 찾아온 손님들….

"같은 여자라서 좋아요. 인생에 대해 뭔가 알 거 같아요." "알긴 뭘 알아요. 전 그냥 그렇고 그런 아줌마예요. 아직도 미로를 헤매는 중이라고요. 다만 젊을 때처럼 그렇게 무턱대고 덤벙대지는 않아요. 미로를 누릴 수 있는 맘의 여유가 생겼어요. 해찰의 여유 말이에요. 비가 내리면 같이 울고 햇빛을 보면 찬란함 속으로 걸어가 보고 바람 불면 같이 흔들려보고 눈이 오면 나풀나풀 같이 춤출 수 있는 여유….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미로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 믿음만 있으면 돼요. 그 믿음이 가끔 흔들릴 때조차도 그냥 믿는 거예요."

그래서 아마 나는 지금 외로워서 더 잘되어 있는 것인가 봅니다. 고독해서 "내 마음에서 달빛 건지기" 놀이에 빠져들 수가 있나 봅니다. 모든 사람이 이구동성 말하고 아는 것, 인생은 결국 혼자 가는 것 외롭다고 푸념하고 슬퍼하기보다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지혜로움이 소풍 끝나는 날까지 계속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