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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연서(戀書) 시리즈를 시작하며...첫번째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3. 11.

 

 

 

어제 밤은 알딸딸한 기분으로 집으로 직행, 가자마자 씻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아마 오전에 청암산을 돌아서 나름 피곤했었나봅니다. 아침까지 푹 잤더니만 기분 왕창 산뜻... 아침에 일찍 일어났지만 뜨끈한 이불 속이 좋아서 뒹글 뒹글... 어제 밤 만났었던 친구가 보낸 메시지도착 소리에 그만 퍼뜩,

 

 

“친구야!!

어제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를 볼 수 있게 해 줘 정말 고맙다. 새벽 1시쯤에 잘 도착했어.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사랑하는 반쪽도 부모자식을 비롯한 가족도 꼭 필요하겠지만 삶을 동행하는 좋은 벗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우리 나이가 되면...

우린 어려서부터 만나서 오랜 기간 서로 알고 있으니 혹시라도 서로에게 상처받지 말고 친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정말 필요한 벗이 되었으면 좋겠어.

내 비록 멀리 있어서 자주 친구와 같이 하진 못할지 모르지만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가급적 참석하도록 노력할게.

우리 건강하게 잘 지내자.”

 

 

어제 밤에 초등학교 친구들 넷이 모여서 맥주 한 잔 마셨답니다. 일 년에 고작 한 두 번의 만남이지만 언제나 늘 그 자리에 그만큼 씩 서로를 바라다보아주는 친구들이 있어 참 좋습니다. 이 메시지는 서울에 있는 친구가 어제 늦은 시간에 돌아가서 오늘 아침에 보낸 메시지입니다. 메시지를 읽고 눈물이 났습니다. 우리의 인연을 되집어 보기도 하고 앞으로의 살 날들 서로 의지하고 걱정해주며 무엇인가를 나눌 사람들이 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 졌답니다. 이제 흰머리와 대머리걱정, 자식들 혼사문제, 돌고 돌아 한 가족의 가장, 혹은 아내로서의 자리를 지켜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우리의 주된 이야기였습니다. 40여년이 넘게 서로를 바라다보아주는 인연이란 늘 식지 않는 뜨뜻한 구둘장 같은 것을 마음 한 켠에 깔아 놓은 듯 그렇게 따뜻한 가슴으로 살게 해 주는 듯합니다. 난 무슨 복이 넘쳐나 이런 인연들이 쌓여 가는지 오직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침나절 이불 속에서 뒹글뒹글 쓸 이야기들에 대해 생각하다가 좋은 아이디어 폴짝!!! 바로 연서(戀書)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 사모하는 글... 너무 고전적인가요? 그런데 구미가 왕창 땡깁디다. 왜냐면 그대에게 흐르는 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매일 부치지도 못하는 편지를 쓰고 그것도 내 마음이 다하는 그 날까지 이 연서라는 것이라도 쓰며 나를 위로하는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디다.

 

연서의 상당부분은 그대에게 쓰는 편지와 연관돼 있겠고 이곳 저곳 책에서 읽은 내용들과 내 생각과 정서가 곳곳에서 드러나겠죠. 이런 생각을 하면서 11시 30까지 이불 속에서 뒹글다가 가게에 나와 맛있는 상추쌈에 고등어튀김,멸치조림과 땅콩조림을 올려서 아침밥을 해결했답니다.그야말로 왕후의 밥상입디다.  오늘은 일요일이니 손님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서 마음껏 쓰고 싶은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그래도 심심하면 한숨자기도 하고 떡볶이도 만들어 나들이도 갈까 합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귀걸이도 달고 긴 고등색 겨울 원피스를 차려 입었습니다.좀 산뜻한 차림을 했더니 기분도 짱이고 그래서 누군가와 만나 잠시 안부수다라도 피우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그대였더라면 좋겠지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흑흑흑!!!

암튼 밖이 새초롬하게 쌀쌀합니다.

 

 

너무 예쁘고 멋진 그대,

오늘도 당당하고 따뜻하게 지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