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공휴일이다.
이런 날은 나에게 휴식이 주어진다.
오늘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나만을 위한 식탁'이라는 글을 읽고
또 끊임없이 내 글에 관심을 보여준 해피님을 초대했다.
다행히 초대에 흔쾌히 응해 주었다.
어제 저녁부터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설레임, 이 은근한 기쁨과 기대감,
무엇으로 맛있고 예쁜 식탁을 꾸밀까 그림을 그려보았다.
글을 통한 만남이라 약간의 걱정도 되었지만
이 나이에 무슨... 피식 웃음이 나온다.
미리 연막작전을 편다.
"전 그저 그런 아줌마예요. 약간 무뚝뚝한, 그러니 기대하지 마시고 오세용."
그리고 그녀가 왔다.
같은 카페 음표랑 쉼표랑님과 함께.
그녀들을 위한 나의 상차림,
월남쌈, 손에 힘을 주고 꽉꽉 색깔 맞춰 곱게 말았다.
연어샐러드와 연어롤, 와인 안주로 딱인데...
사과, 파프리카,쪽파와 팽이버섯을 깻잎에 말고 그위에 소고기를 한번 더...
파인애플 볶음밥
올리브와 치즈를 곁들인 딸기
요로코롬 예쁜 식탁을 차려
모처럼 만에 나도 함께 앉았다.
와인 한잔쯤 하려나 했더니...
연거푸 기분좋은 와인 두잔을 마셨더니
알딸딸, 끝없는 수다가 오간다.
마치 10년지기 친구들을 만난 양...
내 생전 처음으로 카페라는 것을 가입해 이런 저런 수다를 펴다보니
내 색깔을 좋아해주고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내 하루하루에 위안을 준다.
꽉막힌 사각의 입체속에 하루종일 뜸한 손님들을 기다리고
읽다만 책들을 뒤적이고
컴퓨터앞에 앉아 시시콜콜 떠들다 보면
사람들이 그리울 때가 많다.
그것도 같은 색깔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이 나와 세상과의 끈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관심과 인정이 내 자존에 힘을 실어줄 때
비로소 내 하루의 의미에 어떤 색깔과 깊이를 실어주고 있더라.
어느 새 온라인 상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공론이 펼쳐지고
나도 그녀들도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고
온라인 상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유지함이
사는 일에 어떤 힘을 실어주고 있음을 통감하더라.
오늘 나의 초대에 서슴없이 먼길을 찾아주신
해피님, 음표랑 쉼표랑님 고맙습니다.
종종 콧바람 쐬이고 싶으실 때
하시라도 납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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