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TV토크쇼 중에 '오프라 윈프리쇼'라고 흑인 여성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야기입니다. 이 프로에서 아동문학가 Maria Schreiber가 쓴 '티미는 왜 저래? What's Wrong with Timmy?라는 책을 소개했답니다.
한 시간이나 걸쳐 예화를 들어가며 윈프리가 소개한 이 책은 케이트라는 여덟 살짜리 소녀가 이웃에 새로 이사 온 소년이 혼자 공놀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엄마, 재는 왜저래?"라는 질문을 하는 데서 시작 한답니다.
다운증후군으로 정신박약인 티미가 공놀이를 하는 모습이나 부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말하는 품이 여느 아이와 달랐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케이트를 티미에게 데리고 가서 소개하고, 티미도 '너와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아이'라는 것을 가르친답니다.
"네가 산수 문제를 풀 때 어려워하듯이 티미는 무엇인가 배우는 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란다." 엄마의 말을 이해한 케이트는 티미와 인사를 나누고 함께 농구를 하며 놀자고 제안,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도 가담해 모두 함께 어울리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작가 슈라이버는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생각하는 법' 즉 장애을 가진 친구도 공포나 놀림, 또는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과 똑 같은 인간임을 가르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토크쇼 중에 윈프리는 탐 설리반이라는 시각장애인 사업가와 인터뷰를 했는데 설리반은 절망과 자괴감에 빠졌던 자기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말은 단 세 단어였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혼자 놀고 있는 그에게 옆집아이가 "같이 놀래"(Want to play?) 였고 그 말이야말로 자신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인간임을 인정해 주고 살아 갈 수있는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고 장영희 교수님의 에세이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Want to play? 라는 말은 여러 방면으로 생각 할 수 있는 말인 듯합니다.
우선은 너, 나, 우리가 모두 비슷하다는 전제하에서 출발 한다는 것입니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장애인이든,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가난하든, 부자든...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희망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의 예술 작품 혹은 우리들의 소소한 수다자체도 바로 ‘같이 놀래?’의 한 형태랍니다. 즉 공유하며 함께 즐기자는 희망의 초대입니다.
세 번째로 ‘같이 놀래?’는 다름을 극복하고 함께 하나가 되어 판을 벌일 수 있는 초대에 대한 실천입니다.
나는 이러한 희망과 초대와 초대에 대한 실천의 고리를 엮으면서 내가 차린 맛있는 밥상을 즐기는 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내 자존의 실체를 체험한다는 이상한 논리로 까지 비약하는 자신을 봅니다. 비단 실제의 밥상이 아닌 글을 쓰는 행위조차도 ‘같이 놀고 싶은’ 나의 손 내밈 바로 그것이구나 하는 위안과 자부심이라는 씨앗을 뿌리고 있는 듯해서 내 놀이의 또다른 변으로 삼을까 합니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죽일놈의 사랑타령... (0) | 2012.03.04 |
---|---|
완벽함의 불편함 - 잃어버린 조각 (0) | 2012.03.03 |
변화 (0) | 2012.03.01 |
내가 초대한 사람들... (0) | 2012.03.01 |
여린 마음 때문에 힘든 P에게. (0) | 2012.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