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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읽다

방문객 - 정현종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1. 9. 26.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전미정의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를 읽다가 만난 시이다.

시인들은 어쩜 일상의 언어들로 만인이 공감하는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친구든 연인이든 동료든

스치는 인연조차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인데

그동안

나는 그 인연들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나보다.

오만과 편견으로 그 인연들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을 지도 모를일...

또 후회하고  또 저지르고...

나도 시인의 노래처럼

어느 갈피를 바람처럼 더듬어 볼 수 있을까?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