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46
2023년 5월 25일 목요일 저녁 7시,
내 인생의 특별한 날 중의 하나였다.
군산시 미성동,
끝없이 펼쳐진
황갈색 보리밭 한가운데서
음악회라니!
예전 음악 잡지 객석에서 실행했던
“길따라 음악따라”란 프로그램의
기억을 더듬어본다.
충북 청주시 '운보의 집'에서 열렸던
기타리스트 이병우와 피아니스트 신이경과의
듀오 연주는
5월의 아카시아 향기와
햇살과 바람과 초록에 실려
마치 어딘가 있을 법한
무릉도원에서의 시간이었다.
20여 년도 넘었을 듯한 그때의 기억이
빼꼼히 스며드는데
오늘의 음악회 또한
어느 날
내 인생의 특별한 기억 중 하나로
새겨지겠지.
때맞춰 불어오는
5월의 바람은
키스라도 하듯
황갈색 보리밭을 술렁이게 하고
수런수런 사람의 발소리는
분명 수줍은 듯 물들고 있는
노을을 마중하는 멜로디였으리
일상의 공간에 문화 콘텐츠를 채워나가려는 군산 문화 도시센터의 새로운 시도는
피아니스트 김준님의 섬세한 연주와
그 리듬을 따라 춤추는
보리밭의 술렁임
구름과
서서히 물들다 사라지던 노을
어느 것 하나
나무 날 데 없는 멋진 추억을 선물해주었다.
비 오는 휴일 아침
그날의 연주를 더듬으며
Schubert – List의 Serenade와
Chopin의 Ballade No. 4, Op. 52,
Rachmaninoff의 Piano Sonata No. 2, Op. 36 Il. Non allergro III. Allegro molto를 차례로
다시 감상하는 아침이다.
리듬과 함께 고즈넉하던 풍경 속으로 다시 걸어간다.
여전히 보리밭은 술렁였고
구름 속으로 숨어들던
태양의 수줍던 볼이
내 공간에 가득 차오른다.
깜놀하는 건,
군산대에 이렇듯
국내 굴지의 교수님들이 계신다는 게
마치 내 자랑이라도 되는 듯
뿌듯하다는
사실, ㅎㅎ
(팜플렛에서)
김준
음악의 폭넓은 이해와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감동적인 연주를 선사하는 피아니스트 김준은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독일 만하임 음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를 졸업하며 연주자로서의 기틀을 다져 나갔다. 그는 동아음악콩쿠르, 부산음악콩쿠르, 이화경향콩쿠르 등 한국 유수의 공쿠르를 석권하면서 음악적인 재능을 입증하였다. 만 11세의 나이에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통해 데뷔했고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물론 독일 WDR Rundfunk, Tokyo Symphony, 벨기에 Orchestre Royal de Chambre de Wallonie를 비롯하여 안도라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퀼른 국제음악 콩쿠르 2위, 중국 국제피아노 콩쿠르 3위를 하면서 해외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귀국 이후 김준은 스크리아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국내 최초 스크리아빈 전곡 소나타 시리즈 독주회를 개최함으로써 참신한 아이디어와 연주력을 바탕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현재 국립 군산대학교 부교수로 후진 양성에 더욱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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