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32
법가의 사상 – 한비자를 중심으로
법가(法家)는 중국의 역사에서 춘추전국시대(770~221 BC)의 제자백가, 즉 공자의 유가, 노자의 도가, 묵자의 묵가와 함께 주요 유파 넷 가운데 하나로 묵가에 반해 지배 계급의 사상가들로 묵가처럼 집단화되지 않고 권력자 주변에서 개인으로 활동했으며 대표적인 법가 사상가는 상앙(商鞅/법을 주장), 신도(愼到/세를 주장), 신불해(申不害/술을 주장), 한비자(韓非子) 등이 있는데 사상적으로 법가를 완성한 인물은 한비자라고 할 수 있다.
한비자는 한나라 사람으로 본명이 한비로 귀족의 자녀였고 말을 더듬었지만 글이 훌륭했고 순자의 제자였으나 스승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 유가를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즉 유가의 도덕주의는 이미 지나간 옛이야기이다라고 말했을뿐만 아니라 그의 스승, 순자에 대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고 욕망을 추구하는 이익에 좌우되는 현실적 인성론을 제기했고 현실과 역사에 관한 냉정한 분석에 의거하여 우화를 통해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며 그의 사상을 설파했다.
천하를 다스리는 원리에 대해, 유가가 인 · 의 · 예와 같은 덕치(德治)가 근본이라고 주장하였음에 비해 법가는 보다 엄격한 법치(法治)와 술치(術治), 세치(勢治)가 근본이라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법(法)은 군주가 정하는 규범을 뜻하며 술(術)은 법을 행하는 수단을 뜻한다. 또한, 세(勢)는 군주가 신하를 관리하고 주도권을 잡는 방법론을 말한다. 또한 법가는 술(術)의 핵심은 명(名: 군주의 명령)과 형(形: 신하가 이루어낸 실적)의 일치 · 불일치에 따른 시비의 판단이라고 보았다. 법가는 법(法:군주가 정하는 규범)의 엄중한 이행을 통해 부국강병과 공평한 법을 집행하기를 바랐으며 전제적 군주 권력의 확립을 꾀하는 등,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군신 관계가 매매 관계라고 지적했다. 또한 신하의 제어술에 노자사상을 흡수하여 독보적인 권모 술수의 경지를 열었으며 한(韓)나라의 정치 상황을 감안한 강간약지(强幹弱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상평(常平)을 기초로 한 중농주의 경제관, 모든 토지를 국가에 귀속시키는 토지국유제의 원칙, 부자에게 과세를 물어 빈자에게 분배하여 경제적 평등을 달성한다는 빈치균민(貧治均民), 그리고 국가 주도의 공업화를 기반으로 한 통제 경제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상업에 기초한 경제관을 주창했던 상가(商家)의 이론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법가의 후대 계승자들은 전쟁과 형벌을 사회 모순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로 여겼고 전쟁을 통해 천하톷일을 하면 전쟁이 없어질 것이고, 형벌을 통해 사회적 죄악이 없어지면 마침내 형벌도 없어질 것이라는 이상적 사상에 얽매였다, 또한 실용적인 지식이나 법을 해석하는 관리만을 스승으로 섬기도록 하고 일체의 학문 사상을 금지시키라고 주장했다. 비록 한비자와 같이 순자의 제자로 동문수학한 이사는 진시황의 제상을 하며 강력한 법가 정책을 시행하며 군주 전제제도와 진의 중앙 집권에 큰 공원을 하며 중국을 제국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그 기간은 겨우 30년에 그친다.
법가 사상은 춘추시대의 패도(覇道)에 부응해서 일어났는데, 전제 지배체제를 지향하는 군주에게 채용되어 진나라 · 한나라의 중앙집권적 고대 제국의 형성에 대한 이론적 기초를 줌으로써 봉건적 지배를 약화시키고 관료제적 성격을 강화하여 이들 국가의 중앙집권화를 크게 앞당겼다. 그러나 전한 무제 이후에는 유가(儒家)가 국가의 관학으로 정통시되면서부터는 유가가 중국 사상계의 주류가 되고 법가 사상은 독자적인 발전에 있어 방해를 받았음은 물론이고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와 문화 이상의 결여로 법가사상 자체는 생명력을 점차 상실하게 된다.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논리 이야기 3, 4주차분 요약 -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33 (0) | 2023.05.15 |
---|---|
나는 왜 햄릿이라는 캐릭터에 그토록 짜증이 났을까? (0) | 2023.05.03 |
묵가(墨家)의 사상 -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31 (0) | 2023.05.03 |
영화와 정신분석 수업 요약 중 -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30 (0) | 2023.05.01 |
독서 토론회 –군산대 독서 모임 <필담> -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29 (0) | 2023.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