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영화상영이 이뤄진다.
근데 3월 계획을 발표했던데로 수요일은 약속한 영화를 방영하기로 했다.
이번주 24일 영화는 "프리다"
삶이란 캔버스에 펼쳐진 열정
그들의 만남은 가장 큰 사건이자 최대의 축복이었다!
“내 인생엔 두 가지 대형사고가 있었어. 차 사고와 디에고, 바로 당신!”
남미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멕시코의 한 마을.
세상 모든 것이 흥미로운 탐구 대상으로만 보이던 사춘기 소녀시절,
버스와 전차가 부딪치며 일어난 인생의 첫 대형사고는 첫번째 사랑의 실연과 함께 그녀의 온 몸과 마음이 부서지는 상처를 남겼다.
그 후 프리다는 침대에 누워 두 팔만을 간신히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고통 속에서 깁스를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몇 년 후, 프리다는 성숙한 숙녀의 모습으로 당대 최고의 화가인 ‘디에고’를 찾아가 자신의 그림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한다. 직접 내려와서 보라는 당돌한 그녀의 모습에 묘한 매력을 느낀 디에고는, 결국 프리다의 그림뿐만 아니라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 두 사람은 예술적 동지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마음의 정조를 약속한다.
불완전한 미모를 가진 여자라도 그녀만의 매력을 찾아낼 줄 아는 진정한 바람둥이 예술가와 성실한 사랑을 원하는 프리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디에고와의 결혼이 자기 인생의 두번째 대형사고이자 최대의 축복일 줄은…
별로지만, 프리다 칼로를 만나는 즐거움.
<프리다>가 한국에서 개봉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영화는 산업이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프리다>가 한국에서 개봉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대형 서점을 한 번 둘러보면 대충 감이 잡힌다. 그냥 일반인들을 붙자고 물어보자. “중남미 화가 중에 아는 사람 있으세요?”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 이나 있을까. 유쾌한씨도 마찬가지지만 중남미에 거의 무지몽매하니 알 리가 없다. 그런데 서점에 가면 잘 보이는 곳에서 프리다 칼로에 관한 책을 찾아 볼 수 있다. 소설 같은 그녀의 삶은, 한국에 많이 소개되었고, 감동과 삶에 대한 성찰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조금 상업적으로 얘기하자면, 팔릴만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들도 땅 파서 책 내는 것 아니니, 이윤에 전혀 무관심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어쨌든 그 덕택에 그나마 프리다 칼로는 한국에서 많이 알려졌고, 소수의(?) 팬 층을 확보하였다.(유쾌한씨도 그 중 한명이다.) 이런 기반 속에서 영화 <프리다>는 한국에 수입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겠는가.
지금 유쾌한씨는 영화 얘기는 안 하고 약간 잡다한 얘기를 하고 있다. 왜? 솔직히 전기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전기영화의 경우 영화화 하는 대상에 기대기 때문에 졸작의 수준은 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 인간의 삶보다 영화를 더 극적으로 만들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에 명작의 대열에 끼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범작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프리다>도 그렇다. 프리다 역을 맡은 셀마 헤이익이 정말 프리다 칼로와 닮기는 했지만, 열연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관객들이 느끼는 감동의 수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유쾌한씨가 봤을 때는 아니다. 프리다 칼로의 삶은 영화에서 보여 지는 것 이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감독의 문제이겠지만, 이 영화는 프리다 칼로가 삶에서 느꼈을 처절함이 없다. 그녀의 작품을 볼 때 느껴지는 계속해서 추락하는 듯한 절규가 없다. 그러니 이 영화의 감독인 줄리 테이머 보다 프리다 칼로가 더 유명한 것이겠지만.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미국 미술 경매 시장에서 중남미 화가들 중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품이다. (이러니 영화가 만들어졌겠지만.) 이러한 사실로 프리다 칼로가 디에고 리베라 보다 더 유명한가 보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프리다 칼로의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가 예술적으로, 중남미 미술계에 끼친 영향력으로나 프리다 칼로 보다 더 큰 존재이지만, 디에고 리베라의 주요 작품들은 벽화이니 그것을 띠어다가 팔수는 없으니까. ^^. 이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어떤 것들이냐면 프리다 칼로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보여 지는 디에고 리베라의 삶이다. 프리다 칼로의 삶에 매혹되어 디에고 리베라는 바람둥이로 인식하기 십상이다. 물론 진짜 바람둥이기는 했지만. 록펠러 빌딩에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을 받아들인 것도 웃기는 얘기였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사상으로 고취되었던 미국에 가서 활동을 하고, 록펠로 빌딩에 혁명적 그림을 그리려 했던 것도 참 재밌는 일이 아닌가. 디에고 리베라의 삶과 함께 또 눈여겨 봐야할 것은 당시 멕시코의 역사적 상황이다. 언제 멕시코가 사회주의 국가였는가 하는 의문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남미의 대부분 국가들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었으며, 멕시코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박정희 정권 시기 우리나라 대사관은 중남미 없었고, 북한 대사관이 있었다. 오늘날은 그 반대지만. 어쨌든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역사적 상황들은 일면적으로 사실이긴 하지만 별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프리다 칼로의 삶은 당시 역사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그렇듯 프리다 칼로도 디에고 리베라도 머리 보다는 가슴으로 움직이던 사람들이었지만.
<프리다>, 영화로 봤을 때 수작이라고 할 수 없지만 즐기고 생각할 만한 영화다. 그리고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유쾌한씨는 영화보다는 프리다 칼로를 만나는 재미에 유쾌했었으니까.
1940년대 말부터 칼로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져 오른쪽 다리를 잘라내야만 했고 몇 차례의 척추 수술은 실패를 거듭했다. 칼로는 하루의 대부분을 누워서 지내야만 했으며 휠체어에 기대 간신히 앉아있을 수 있었지만 그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 후, 1953년 멕시코에서는 처음으로 칼로의 개인전이 열렸고, 이것은 죽음을 앞둔 칼로를 위해 리베라와 친구들이 열어준 전시회였다. 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앉지도 못하게 되어 침대를 그대로 옮겨서 개막전 축하연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로부터 약 1년이 지난 뒤 칼로는 폐렴이 악화되어 47년의 고통스러웠던 삶을 마친다.
미술관이 된 칼로의 푸른 집
그 후 리베라는 그녀가 평생 살아온 집을 나라에 기증하여 그녀를 기리는 미술관이 되도록 하였다. 그녀의 작품들은 초 현실주의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녀 스스로는 유럽의 모더니즘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멕시코적인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하였다. 칼로의 작품들은 70년대에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나면서 다시 한 번 재발견되었으며, 이 때는 그녀의 작품에 담긴 솔직 담백한 여성성과 섹슈얼리티가 높게 평가되었다.
칼로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일기에는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그녀는 오히려 죽음을 행복한 외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에게 삶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을까? 하지만 정말 그녀의 삶은 마냥 고통스럽기만 했던 것일까?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다르게 칼로의 삶은 다른 누구의 그것보다도 풍요로웠을지 모른다. 그녀의 삶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고, 만약 나에게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극한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칼로는 오히려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두 가지나 가졌던 것 같다.
타고난 방탕한 기질로 그녀를 힘들게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그녀의 예술세계를 인정해 주고 평생의 동지가 되어준 리베라, 그리고 무엇도 꺾지 못하는 그림에 대한 열정이 바로 그것이다. 열정을 통해 그녀의 그림은 불구의 몸으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소일거리 이상이 되었다. 이것은 살아가면서 겪는 상황이나 조건을 만들 수는 없지만 삶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소중한 진리였다. 영화 ‘프리다’를 보고나서 역경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와 삶을 긍정하는 자세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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