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바람소리 매섭다.
설친 잠을 보충 하렸더니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
8시간의 순수한 육체노동은
내 삶의 근간인데
그동안 핑계 아닌 핑계로
생각을 닫고 살았다.
바람 때문인지
어제 만남 때문이지
갑자기 내 생의 세포들이
일제히 소리친다.
노동으로만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수줍게 내밀던 그 마음을
탁자 위에 펼쳐놓고
한 컷을 누르며
빙싯 미소 짓는다.
어제의 풍경과
눈과 마음을 통해
나눈 대화들이 슬며시
사진 속으로 스며든다.
사는 게 별거 아니라고
나직이 중얼거리곤 하지만,
별 것 없는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새벽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자고
이 노래를 빌어
읊조린다.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거센 눈보라가 닥쳐도
은빛 피리 하나 물고서
언제나 웃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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