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et's have parties

외로운 영혼들을 위한 쉼터 - 영화를 통한 만남이면...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0. 3. 18.

몇해전에 숙자매(영숙,복숙,경숙,미숙)들과 노란색 투스카니를 끌고 남해안을 여행한 적이 있다.

높다란 언덕에서 내려다 봤던 남해안의 올망졸망한 섬들

들쑥 날쑥 꼬불꼬불한 해안선들에 감탄하며

우리나라에도 이런곳이 있었구나

이태리고 그리스고 그런 나라들 부럽지 않은 이런곳이 있었구나하고 감탄한적이 있었다.

남해안에 흩어져있던 섬들이

하나하나의 모습으로 바라다볼때는

왠지 고독해 보였지만

먼시선으로 흩어진 섬들을 모아볼때는

고독해 보이지않고

올망졸망 다정스레 보였던 기억이

오늘 새롭게 생각난다.

하나하나 분산된 모습들로 시선을 둘땐

적막하고 쓸쓸해 보였던 섬들이

먼시선으로 모아볼땐 참으로  아기자기

자기색깔데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으로 비춰져 더 멋있게 보였다는 진실을

오늘 이렇게 서두로 길게 끌고 있는 나 자신

그래 바로 나 자신도 남해안의 어느 조그마하고 볼품없는 섬일 수 있다는 생각을 어젯밤 문득 들더라.

바람도 쌩쌩 불던 어젯밤

어느 선생님과 둘이서 코코샤넬 영화를 보던 밤이었다.

잔뜩 편안자세로 영화를 보고 난 뒤

바로 이것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은

그래 바로 나 자신을 이곳에서 즐기는 것이다.

맨날 긴긴 추운 밤들을 지인들을 손님들을 기다리면서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이 기다림에 지쳐서 혼자 후회도 많았는데

바로 어젯밤 ,

이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 바로 이거야.

나도 너도 어쩜 그 누군가는 외로운 섬들이야.

이 섬들을 모으는 것이야.

술도 아니고 음악도 아니고 그래 내가 가진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섬들을 모아보는 것이야.

난 영화로 모아보기로 하겠어.

음악과 와인으로 모아보려했는데 남의 손을 빌려야할 부담감도 이제 치워버리고

내가 가진  자료만으로 섬들을 모아 보는 것이야.

외로운 섬들은

생활에 지친 하루를

혼자서도

결코 외롭지 않은 섬들로 만들 수 있을 것이야. 그런 생각말이다,

내가 해줄 수 없는 것들을

어쩜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공유되는 섬들로 만날 수 있을거야. 그런 생각말이다.

 

이젠 밤마다 아홉시 반이면 어김없이 DVD의 버튼을 켜겠다.

수요일 밤에만 영화를 보는게 아니라

매일밤 아홉시 반이면

내가 가진 DVD로 혼자서든 둘이서든 영화를 보자

그런 생각을 하는 나는

이제 조금은 지친 긴 기다림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찾은 듯하다.

'Let's have part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산 줌마클럽 다시 뭉치다.  (0) 2010.03.21
지름신이 강림해 폭발했다.  (0) 2010.03.19
3월 17일 영화의 밤 - 코코샤넬  (0) 2010.03.16
카라님의 생일파티  (0) 2010.03.16
음악회 뒷풀이  (0) 2010.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