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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나"만을 위한 특별하지만 소소한 요리...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0. 2. 15.

 

언니, 자영업보단 월급쟁이가 나아

 

젊은 시절,

월급쟁이로 2년 정도 일한 적이 있었죠.

 

그 후론

거의 독립적인 일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 틈에 끼여

부대끼는 일에 무척 겁이 났었다면

참 이 나이에도 어울리지 않겠지요.

 

아는 동생의 충언에

무척 망설이다 용기를 낸 요즈음은

동료라는 틈에 끼여,

그들 눈치 보느라고 좀 힘도 들더군요.

 

이 나이에도

부딪히는 사람들에 대한 무섬증에

잔뜩 주눅이 드는 내 자신이 좀 무능한 것도 같아

속도 상하고요.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며

견디는 일이 참 쉽지 않네요.

 

사실은요.

일주일에 6

전쟁 같은 삶을 살고 있답니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

별이 총총거리는 밤에 귀환,

돌아오자마자

씻고 누우면

하루가 그냥 굿바이...

 

 

하여도

일주일에 단 하루

토요일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그 자유의 소중함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날,

 

두꺼운 겨울 커튼을 걷어내고

살랄라 커튼으로 창문을 단장시켰더니

 

 

 

 

 

 

 

봄빛 닮은 산뜻한 햇살이

사정없이 집안으로 스며들더군요.

 

빙긋 웃음으로 인사하며

오늘은

나를 위한 요리를 했답니다.

 

 

 

 

 

 

팟타이와 샐러드

브런치엔 와인 한 잔을 곁들이는 센스,

 

사람이 그리워

오후엔 시내에서 만남을 기약 했었는데

무산되는 안타까움을 보상하기 위해

쇼핑을 했죠.

 

그야말로

기생충 속 극빈자의 삶인데

오늘은 특별히

상류층의 흉내를 내며

와인 한 박스를...ㅎㅎ

 

 

 

 

 

4900원 짜리 꺄쇼가

바디감도 좋고

풍미도 좋더군요.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술잔을 기울이는 그 순간만은

 

이제 너와 나,

마음을 여는

그 냄새와 분위기,

진짜 이야기가 통하는 시간의 도래가 아니겠어요?

 

 

 

 

 

 

돌아오는 길,

봄빛은 구름뒤로 숨었을까요?

잿빛 하늘 아래

펼쳐진 서해의 갯벌과 짠내를 흠뻑 들이켰죠.

 

 

 

저녁엔 또 다시

이런 멋진 상을 차려,

와인 한 잔으로 주말의 자유를 만끽했답니다.

 

 

 

 

 

내일 새벽,

다시 시작하는 일주일이

두렵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잘 견뎌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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