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만 왜 코 앞이 학교인데 안갔어?"
고등학교 때였을까?
그때까지도 엄마가 한글을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워낙 똑똑한 엄마였으니까.
"왜긴, 일본 순사가 무서워서 그랬지."
웃었다.
일제시대 순사가 무서워 초등학교를 가지 못했다고 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사님들보다 더 똑똑했던 내 엄마,
몇 년전부터 한글 쓰기를 배운다고 하셨는데,
헐,
드디어 시인님으로 나셨다.
참말로,
내 감성,
아니 울 형제들의 시적 감성이
엄마로 부터 기인했다니,
난,
엄마보다 더 잘 쓰는 시인이고 싶은데,
엄마의 시를 보니,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솔직담백하게
자신의 삶이 드러난 시를 쓴다는 것은
나처럼 배움으로 때가 묻은 사람인 경우엔
절대 오르지 못할 경지이다.
엄마,
울 엄마 참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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