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든 수고양이 한 마리가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배회하듯,
그렇게 봄은 내게 왔다.
밤새 하늘은 울었고 나는 새벽까지 뒤척였다.
어둠 속에서 내 온 몸은 빗줄기를 세고 있었다.
곧 추적거리는 빗속을 홀로 어슬렁거리는 늙고 병든 수고양이에 대해 생각했다.
수고양이의 눈곱 낀 눈은 아직 붉었다.
털이 성긴 꼬리를 샅에 말아 넣고 부서진 담 위에 앉아
그는 무엇을 위해 아직 눈에 불을 켤까?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게 온 동백 (0) | 2016.04.16 |
---|---|
월명산의 봄 (0) | 2016.04.14 |
나의 첫 이별식 (0) | 2016.04.05 |
전라북도 군산시 옥구읍 상평리 - 나의 고향 (0) | 2016.04.04 |
군산의 마지막 예기 장금도 (0) | 2016.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