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도시락 주문이 있어 서둘러 출근했다.
적은 수량이래서 마음은 한가했다.
이 참에 오랫만에 나도 덤으로 피크닉 도시락이나 싸서 그녀들을 초청할까?
도시락을 준비하는 마음이 벌써 은파 호숫가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 나, 도시락 주문있어서 여분으로 더 만들어 우리 두시이후에 멋진 피크닉 런치 어때?"
아, 바쁜 그녀들...
드디어 나의 구세주 등장...불란서 여배우?
이렇게 서둘러 점심장사를 마무리 하고
손님들에게 가게 키를 맡기고 먼저 나섰다.
"계실때 까지 있으시다 에어컨 끄고 출입문만 잠가주세요" ㅋㅋ
이게 바로 단골 고객의 편안함...
이렇게 오분이면 갈 수 있는 은파 호숫가로 나섰다.
냉커피까지 준비해서
우리들 아지트에 자리를 튼다.
호숫가 찬란한 햇빛은 부서지고
호수를 더듬고 건너온 바람결에 마음을 맡겨본다.
멋진 그녀도 한 컷...
왜케 세상이 멋져 보일까?
"야, 요즈음 내가 좀 이상해"
" 왜? "
"사는 일이 넘 신나.. 가슴 밑에서 뭔가 황홀한 느낌, 그것이 풀풀 가슴을 가득 채우는 느낌
나 혹시 죽을 날 얼마 남지 않았나? ㅋㅋㅋ"
"뭔 소리? 아마, 네가 이제 비로소 안정을 찾았나 보지"
"그래, 뭐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데 뭔가 슬슬 인생이 풀리는 느낌
계절 탓인가? 하루하루 사는 일이 축복같아.
누가 설사 날 싫어한데도 이젠 그런 사실이 전혀 아무렇지도 않더라.
오히려 그런 것들이 나에게 뭔가 교훈을 주는 것 같아... 맘이 한없이 너그러워지고...
예전엔 말야, 지독히 날 싫어하던 어떤 사람때문에 며칠이고 날밤을 새우며 내가 뭘 잘못했을까
수없이 자책하고 사는게 무섭다는 생각조차 했었는데
이제는 말야, 그것이 내 책임이 아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데...
그사람 문제 일뿐이다, 뭐 그런 생각말야. 변명이 아닐까도 생각해봤는데 좀 웃기기는 하지만
난 나자신에 대해 넘치는 자부심의 소유자지...
꺼릴것이 없는 나의 삶
하루하루의 노동으로 충만한 일상, 그것으로 충분한게 아닐까?"
"그래, 열심히 사는 하루하루가 너에게 선물을 주었나 보다."
"맞아, 이 시간들의 황홀함은 물론 내가 열심히 산 몇년의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입었어.
특히나 가까운 내 친구들...
참, 난 인복이 넘쳐나, 가끔씩 그런 생각도 들데...
왜 나는 이토록 주위사람들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았을까?"
어쩔땐 참 신기해. 별로 베푼 것도 없는데 말야."
"네 복이지, 앞으로 많이 더 베풀면서 살면 되지 뭐."
"그러게 말야, 난 뭘로 이 은혜를 다 갚으며 살까?"
"야, 이 바람 좀 느껴봐. 넘 황홀한 가을 바람이다."
이렇게 우리의 대화는 끝이 없고 가을 햇빛과 바람, 그리고 건너다 보이는 은파 호수공원의 아우라에 취한 몇시간...
오늘 하루가 이렇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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