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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과 주변 엿보기

느리게 느리게 바람따라 나선 길...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9. 5.

"9월도 저녁이면 바람은 이분쉼표로 분다" 라고 노래한 어느 시인의 싯구가 생각난다.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숨죽은 햇살은 여전히 뜨겁지만  선선한 가을 바람이 살랑 살랑 꼬리를 치며 유혹한다. 어젯밤 부터인가?  이 바람의 유혹에 끌려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따라 오늘 선들 선들 가을 마실을 다녀왔다.

 

"銀波님, 두시 이후에 시간 있으신가요?"

"네, 있고 말고요"

"그럼 저하고 데이또 하실래요? 다섯시에 귀환..."

"와, 신난다."

"그럼 두시 십분에 도서관앞에서 만나요"

처음으로 데이트 신청을 해본 그녀가 선뜻 따라 나선다.

 

그렇게 콩당콩당 설레는 마음으로 가을 바람의 유혹에 끌려 송석항이며 갈못, 종천 ,장포해수욕장과 월하성까지 그렇게 안단테 안단테로 달린다. 스치는 풍경 하나하나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그녀가 옆좌석에 타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충만, 감성충만...

경쾌한 "찰칵, 찰칵" 셔터소리가 음악처럼 달콤하다. 느리게 느리게 그리고 stop, stop... 가을 바람의 속도  그만큼, 꼭 그렇게 세시간의 여유를 누려본다.

며칠째 음식을 조리할 일이 많아서였을까, 손목도 아프고 팔꿈치도 아프고... 너무 열심히 일한 나 자신에게 주는 9월의 "상"이었다. 바쁜 틈새틈새 나를 찾는 시간여행의 이 즐거움, 그리고 동행되어 만땅으로 누린 공감들... 그렇게 내 9월, 그리고 가을이 시작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