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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35 - 꿈길에서 만난 그대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4. 30.

 

 

 

지난 밤 꿈속에서 오랜만에 그대를 만났습니다. 여전히 낯선 모습이었으나 하도 오랜 만에 뵈온 것이라서 그야말로 꿈속의 꿈이었습니다.

 

 

며칠 전 꽃구경을 다녀온 직후라서 아마도 꿈길에서 우연히 그대를 뵌 것이 아닌가 혼자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꽃구경을 하면서 이런저런 사는 일에 대한 생각이 넘쳐 났습니다. 벚꽃이 떠난 그 자리에 남아있는 꽃잎들의 흔적이 햇빛에 반사되어 있던 모습에 홀딱 정신을 놓았습니다. 누군가 떠난 빈자리가 저리도 아름다울 수 있다면...

 

 

 

갑자기 도종환님의 “혼자 사랑”이라는 시가 퍼뜩 떠오릅니다.

 

 

혼자서만 생각하다 날이 저물어

당신은 모르는 채 돌아갑니다.

혼자서만 사랑하다 세월이 흘러

나 혼자 말없이 늙어갑니다.

남 모르게 당신을 사랑하는 게

꽃이 피고 저 홀로 지는 일 같습니다.

 

 

 

 

4월의 끝자락, 5월의 초입은 년 중 산빛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듯합니다. 여리 여리 연초록 나무잎들과 색색 꽃들의 잔치가 가히 피안의 세계를 이 지상에 연출한 듯 황홀하기만 합니다. 이 황홀한 순간에 잠시 그대를 초대합니다. 나눌 수 있는 것이 마음뿐이라서 혼자 걷는 숲길에 초대한 그대와 나누는 정담이 하 슬프기만 합니다. 이것도 한 순간이겠지... 나의 청춘도 숲의 청춘도 저렇듯 황홀한 한 순간이듯 곧 한 여름의 번개와 천둥을 맞으며 가을을 걷고 겨울을 견디며 또 새봄을 맞이하겠지...

 

 

 

자연의 이치, 그래 너도, 나도 자연일 뿐이야... 그래서 면면히 자연의 이치 데로 꽃피고 꽃지고 또 그렇게 다시 태어나는 거야...

 

 

 

언젠가 어떤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꽃구경을 가면 마음에도 꽃이 피어야한다.” 아하, 그래서 내가 며칠 전 대아 수목원에 넘치는 꽃들을 구경하며 내 마음에 꽃이 피었었구나...그래서 어떤 그리움으로 꿈길에서나마 그대를 다시 만났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