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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가야산산행을 위한 워밍업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1. 10. 11.

내 인성중에 가장 부족한 부분중에 하나인 참을성도 기를겸 건강도, 또 체중조절등등을 위해 한달에 한두번은 여행겸 산행을 해보자고 막상 결심했지만 체력도 걱정도 되고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때문에 요즈음 열심히 런닝머신도 해보고 월명산, 청암산도 오르락거린다. 적당히 숨이 차오르고 땀이 오를때쯤 더 예민해지고 멈추고 싶은 유혹에 잠깐 흔들리지만  이 순간만 참으면 곧 적응기가 오고 좀더 편안해져 오는 경험을 통해 이상한 쾌감마저 찾아온다. 아! 내가 한 고비를 넘기고 있구나하는 뭐 그런 생각!

 

이번 주말은 진안의 구봉산이란다. 무턱대고 사람향님이 후미대장을 해 주시겠다는 격려에 힘입어 번개산행에 참여했다.  월명산이나 청암산을 오를 때면 내 생활을 생각속에서 정리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데

구봉산같은 힘든 산행에선 오직 육체와의 싸움, 이 시간을 견디면... 곧 목표점이 보이겠지 온 순간을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아직 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여유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혹시나 동반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속도를 조정하고 앞 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한다는 의무감에 내 자신을 견디도록 용을 쓴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아 ! 혹시나 내가 혈압약을 먹었나 되집어 생각해보고...ㅋㅋㅋ 웬 노심초사!!!

구봉산중에 제 사봉정상에 도착해 한 숨을 돌리고 친구에게 문자를 날린다,.

" 나, 대견하지 않니?  지금 제 4봉이야. "

" 벌써?  빠르네, 잘 댕겨와."

ㅋㅋ 산에 가자고 졸라도 외면하기만 했던 내가 어느 덧 솔선수범 산을 오른다니 기뻐하는 친구에게 우선 소식을 전해주고 싶기도 하고 또 기쁨을 나누고 싶기도 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인지 휴게소 전망대에서 떠오르는 햇살의 기운을 담뿍 안고서

                 

언젠가 너머로 보이는 마이산 등반도 할 기회가 있겠지

맘속으로 꼽아보기도 했다,

 

일단 산을 오르기 시작했을땐 평정심을 유지키위해 호흡조절을 우선으로 한다,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오직 한발자국 한발자국 나아가기만 할뿐...

즐기는 산행을 하고 싶었는데... 후회도 해보고, 이 구간만 지나면 지나면,,, 달래도 보고...

어찌보면 산을 오르내리는 모습들이 인생의 여정과 닮았는지 모른다.

각자가 오를 산이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초반에 쉬운 길이 선택돼 어느 지점에선 바빠지고 힘들고,,,

처음부터 가파른 산에 오르듯 힘겨운 인생초반을 걸었던 사람들은

어느 지점에선 산등성이를 산책하듯 그렇게 살고...

 

찬란한 젊은 시절 유람하듯 인생을 즐겼던 나는

지금 힘겨운 산을 오르듯 내 인생의   현 지점에서 늦깍기 인생공부를 하는 듯 하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든든한 동반자들이 있어 두려움도 없었고 봉봉마다 오를때의 이상한 흥분,

뭐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팔봉을 너머 구봉앞에선 내 욕심을 버리고 하산을 택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하산길에서 올려다보며 셔터를 눌렀다.

내가 저 봉우리 봉우리들을 올랐단 말이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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