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96] 4기 김은 <에티엔 발리바르와 이데올로기적 반역: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집단적 실천의 가능성>
[원 문장]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중 루이 알튀세르, 이데올로기와 반역. 최 원 씀
“발리바르는 그러나 어떤 정세 속에서 적대(곧 실재로서의 적대)가 가시적이 될 때, 이러한 지배 이데올로기의 보편성은 깨져 버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때 피지배자들은 이 이데올로기적 보편성의 바깥으로 탈출함으로써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편성을 귿르이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당장 실현하려고 집단적으로 시도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이데올로기적 반역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적대라는 실재가 무대 위로 난입해 들어오게 될 때, 어떤 내적 거리가 가시적이 될 때, 피지배자들은 이데올로기 안에 있는 원래 자신들의 것이었던 ‘이상’을 그 자리에서 실현하려고 집단 투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나의 문장)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정치 이론가인 에티엔 발리바르(Étienne Balibar, 1942년~현재)는 루이 알튀세르의 제자이다. 발리바르는 알튀세르의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계승하면서도 이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고 확장해왔다. 그에 따르면, 특정한 사회적 정세에서 억압과 갈등의 현실이 드러날 때 지배 이데올로기의 보편성은 흔들리게 된다. 지배 이데올로기의 보편성이란 특정한 가치와 규범을 모든 사람에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을 말한다. 그러나 억압과 갈등의 현실이 가시화되면 그 기반이 깨지게 된다.
발리바르는 이 과정에서 피지배자들이 단순히 지배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거나 그 바깥으로 도망치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피지배자들은 이 이데올로기가 내세운 이상, 즉 원래 자신들의 것이었던 가치를 그 자리에서 실현하려는 집단적 실천에 나선다. 발리바르는 이를 "이데올로기적 반역"이라고 부른다. 이데올로기적 반역은 적대라는 실재가 드러나고 지배 이데올로기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모순이 명확해질 때 나타난다. 사람들이 이 모순을 깨닫고 이데올로기와 자신들 사이에 존재하는 내적 거리를 인식하게 되면, 이데올로기 안에 포함된 이상을 현실로 실현하기 위한 집단적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이데올로기적 반역의 사례는 역사 곳곳에서 발견된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착취 현실을 자각하고 "공정한 임금"이나 "평등한 대우"라는 이상을 실현하려는 노동 운동은 이데올로기적 반역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민권운동에서 흑인들이 헌법이 내세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집단적 행동에 나선 것도 또 다른 사례이다.
발리바르의 이데올로기적 반역 이론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유용한 틀로 작동한다. 이 이론은 지배 이데올로기의 모순을 드러내고 그 안에 포함된 이상을 현실로 실현하려는 집단적 실천을 강조한다.
첫째,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회의 평등"이라는 이상은 현실에서 왜곡되고 있다. 발리바르는 사람들이 이 왜곡을 깨닫고, 노동조합 운동이나 기본소득 운동을 통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이상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촉구한다.
둘째,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지속 가능성"이라는 이상은 종종 대기업의 그린워싱으로 악용되고 있다. 발리바르의 이론은 환경 운동이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바로 그 자리에서 실현하려는 방식으로 조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셋째, 성평등 문제에서 현대 사회는 "남녀 평등"을 보편적 가치로 내세우지만 현실은 임금 격차와 가사 노동의 불평등으로 가득하다. 발리바르는 페미니즘 운동이 성평등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배 구조의 모순을 폭로하고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넷째, 인종차별 문제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보편적 이상은 실제로 소수 인종과 이민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발리바르의 관점에서 반인종주의 운동은 평등이라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제도적 차별을 철폐하는 집단적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섯째, 디지털 사회에서 "정보의 민주화"라는 이상은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독점과 감시로 인해 왜곡되고 있다. 발리바르는 데이터 주권 강화와 플랫폼 독점 해체를 요구하는 운동이 이러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분야에서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는 이상은 계층 간 불평등과 학벌주의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 발리바르는 공교육의 질 향상과 학벌주의 철폐를 목표로 하는 집단적 행동이 이러한 이상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발리바르의 이데올로기적 반역 이론은 현대 사회에서 지배 이데올로기를 단순히 거부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포함된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집단적 실천을 강조한다. 이 이론은 다양한 사회 운동과 저항 활동에서 기존 질서를 비판하고 더 나은 사회를 모색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는 우리에게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직시하고, 이를 좁히기 위한 집단적 실천의 방향을 사유하도록 이끈다.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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