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나래를펴며
비트겐슈타인과 내 연인에게
칠면조는
귀납법에 따라
모든 것을 판단한다.
그때까지의 경험만을 의지하여
살아간다.
고집 센
그 칠면조는 364일 아침이 되면
매일 먹이를 받아먹는다.
귀납주의자 칠면조는
다음 날도 당연히
먹이를 얻어먹으리란
기대에 부풀어
아침잠에서 깬다.
그러나 그 기대는
잔혹하게 배신당한다.
그날은
크리스마스였기에.
(러셀의 칠면조)
어제도 그랬으니
오늘도
혹은 내일도
반복되는 일상이
계속되리라고
믿고 사는 것에 대해
“내일 해가 뜰 것이다,는 가설이다.
바꿔 말하면 해가 뜨지 않을지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비트겐슈타인 – 논리 철학 논고에서)
한 번쯤
우리가 믿고 사는 모든 가설에
의문을 품으라고 말한다.
만일
오늘
해가 뜨지 않을 것이라 하더라도
나는
눈을 뜨면
음악의 볼륨을 높이고
차를 끓이며
잠시
창밖에 시선을 둘 것이다.
다음엔 모르겠다.
어쩌면 지구가 멸망할지도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생각하고 듣고 보고 느낀다는 것
내 생각 속에
네가 있고,
어쩌면
네 생각 속에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닿지 않을
긴 편지를 쓰며
내내 평안하라고,
가만 고개를 끄덕이다
더 이상 자판을 두드릴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면
그냥,
뭐할까?
확,
지구가 멸망했으면
그랬다가,
아, 미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내 이야기를
가만가만 쓰겠다.
또,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비트겐슈타인을읽는아침에
#재즈를듣고
#커피를마시며
#상상의나래속에
#연인을그리며
#내세계의확장을꿈꾸며
#국립군산대학교
#군산대철학과
#러셀의칠면조
#호수변찻집
#겨울풍경
#lettersfroma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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