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야
2021년에 쓴 단편 “그린파파야”를 개작한
“마돈나의 비밀”이라는 단편의 초고를 완성했다.
2002년 개복동 화재 사건을 기반으로
뭔가 쓰려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오며
언젠가 다시 써야겠다는
의무감만이 팽배한 시간이었다.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어
써야만 한다는 의무감은
수많은 자아비판을 시작으로 한다.
과연 어디까지 접근해야 할까,
가벼워서도 안 되고
막무가내로 무겁기만 할 수도 없다.
수없이 저울질하며
견디어 온 시간이다.
그러나 아직 확신이 없다.
시작했어야만 했는지,
내 치기가 아닌지?
다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좀 홀가분하다, 지금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되며
육지를 핥듯
하루에도 수없이
생각이 들락거리며
나를 단련시킨다.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방향이 옳은 것인지?
확신이 없지만
기꺼이 그 단련에 나를 맡겨야 한다고.
쓰고 지우고,
생각하고 아프며
우린 계속 전진할 수밖에 없다고.
내가 선택해
우주에 던져진 것은 아니지만
먼지 같은 삶에도
무엇인가 존재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아니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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