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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23년 7월, 어느 하루의 산책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7. 12.

 

 

 

 

 

 

방학동안 이를 치료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중앙로에 자주 간다. 모처럼 만에 가끔 들르던 월명동 카페를 찾았다.

다소곳하게 드립을 하는 주인장의 다정함이 담뿍 담긴 커피 한 잔, 신맛이 살짝 느껴지는 만델링 한 잔으로 오랜만에 커피의 갈증을 풀었다.

한참 동안 썰을 풀은 뒤, 월명산 산책로를 따라 나운 시장까지 천천히 걸었다.

낯선 상점들이 빼곡 들어찬 거리의 풍경들에 눈을 주며 세월의 변화를 느낀다.

걷다 보니 배가 몹시 고파 헐, 나운 주공 순댓집까지. 5,000원, 6000원, 7000원까지 지불했던 순댓국이 이제 9,000원이라니, 깜놀했다.

 

 

 

 

 


어느 시점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국밥이나 특히 고기가 들어간 국물 요리를 소화하지 못한다. 나이 탓일까, 입맛이 변한 것일까? 여하튼 오랜만에 추억이 깃든 순댓국밥 한 그릇에 지난 시간들의 갈피들이 펴졌다 접혀졌다를 반복했다.

눈물 콧물 떨어뜨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인 듯……. 국밥 한 그릇에 하늘이 몹시 맑았다는 것, 바람에 깃든 계절의 냄새가 나를 만지고 가는 것이 다정한 누군가의 속삭임으로 들렸다.

“잘 견디어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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