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탓인가?
늘 마음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쏠린다.
한가한 주말을 기대하며 무량사를 목표로 했는데,
왠걸 늦잠을 자버리고 말았다.
하여도
어딘가로 떠나야한다, 떠나자.
핸들에 힘을 쥐며
하구둑을 건너고 서천으로 접어들때쯤
바퀴는 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저절로 굴러간다.
익숙한 길에 접어드니
가슴이 싸해온다.
이 길을 지나며 나눴던 정담들이 새로웠고
깔깔거리며 웃어제키던 시절이
아득하기만 하다.
어디에서 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수백번을 곱씹어 본 후에야
무심함으로 위장하지만
통증은 깊숙이 가라앉아 있을 뿐...
그렇게 다들 마음 속에 무거운 추들을 매달아 놓고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새긴다.
한결같이
새떼들의 군무는 여전한데
가뭄 탓인지
호수가 물풀로 가득차있다.
혼자서 그림자 놀이도 하며
두루두루
거쳐온 길은
매독 같은 가을이
짙어가고 있었다.
어디 만큼 왔나,
어디까지 가야
강물은 바다가 될 수 있을까? 고(최승자/개 같은 가을이>
물었던 시인처럼
나는 어디까지 가야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
떠도는 애인의 답신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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