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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Good morning, Mr, Spider.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0. 27.

 

 

 

좋은 아침, 거미군!

밤새 가을 비에 떨지 않았나?

 

내사 가을빗소리에 깨어

아침을 방황하다

이슬양들을 만나고 싶은 소망에 카메라를 챙겨

그대의 영역에 발을 놓았더니

며칠전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자네는 위 아래로 느리게 느리게 움직이긴 하였어도

그 자리에 변함없이 계셔  여간 반갑지 않았다네.

 

자박거리는 빗소리를 배경삼아

자네도 이 가을비를 즐겼는지 심히 궁금하지만

자네와 나와의 통신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 지 갑자기 그것이 몹시 궁금해 졌다네...

 

몇 년 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소설속에서

그들 사이의 '페르몬'이라는 호르몬에 의한 의사소통 과정을 엿보며

놀랐던 기억이 되살아 나더군,

 

자네는 자네의 무리들과 어떻게 교신하며

또한 자네의 무리가 아닌

자네의 외계 생명체인 인간과의 교신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그런 호기심이 일더군, 오늘 아침은.

 

아마 며칠 전 자네의 아름다운 포즈를 훔쳐 보면서

익숙한 모습이라서 그런지 왠지 한 뼘 정도의 거리로 자네와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네...

 

하여 자네에 대한 급호감과 호기심을 충족 시키기 위해

자네와 헤어진 뒤 내 자리에 오자 마자 인터넷을 뒤져보긴 하였어도

아직 충분히 자네에 대한 것들을 알아 챌 수 없었다네...

천천히 자네에 대한 예의로 앞으로

자네에 대한 뒤를 케어 보겠네.

용서하시게나...ㅋㅋㅋ

 

이 몹쓸놈의 호기심...

 

 

아, 미안허이...

자네에 대한 재미 있는 이야기를 잠깐 읽기도 한 것 같군...

 

"어떤 암컷 거미는 수컷과 교미를 한 뒤에

그 수컷을 잡아 먹는다."

 

와, 이런 호랑말코같은 경우를 다 봤나...

근데 솔직히 좀 통쾌하단 생각도 들었다네...

 

내가 어떤 넘한테 급 실망해서

세상의 남자들에 대한 일종의 코딱지 만한 신뢰심도 무너지고 있는 참이었는데

자네의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다는 글 귀를 보았을 때

삐죽삐죽 웃음이 나오고 급기야

내 만면에 웃음이 번지고야 말았네...

 

으아, 세상은 참 재미있구나

오늘아침은 자네를 만나 이런 소식을 들으니

내 급실망에 조금의 위로와 통쾌감을 안겨 받았다네...

 

다, 자네 덕분에

내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네...

다시 만날 때 까지

몸체 보전하시고

곧 또 만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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