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마다 마음속에 작은 섬들 하나 품고 살지
풀섬이기도 하고 돌섬이기도 하겠지만
풀섬은 풀섬데로 돌섬은 돌섬데로
누군가 찾아와 그 섬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고
또 그렇게 인연의 업을 쌓게 되지
어느 날 나도 내 마음속 내 섬에
마른 풀로 집을 만들고 마당을 만들고 그리고 꽃밭을 만들었지
처음에는 허심삼아, 아니 사는 게 쓸쓸해 시작한 일이었건만
어느 새 내 마음속 섬에 집을 짓는 것이 내 일생의 업이 되어가고 있었지
때론 부르튼 손으로
때론 보드라운 손으로
집을 짓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나의 웃음도 눈물도 때론 비탄 조차
더욱더 깊어가고 커지는 것을 발견했지
처음엔 오직 따뜻함만이 있을것이라는 기대는
눈과 바람과 비를 맞으며
집을 짓는 일 또한 이렇게
폭설과 폭풍과 폭우를 견디는 일이구나
어느 새 내 머리의 새치가 늘어가는 양만큼
더욱더 예쁘게 다듬어지고 있는 집을 짓는 감동도 배가 되는 것을 느낀 날,
나도 모르게 청둥오리 몇몇이 내려와
내 마당에서 놀고 있는 것을
그것이 모다
내속의 작은 섬에서 이루워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고것들은 알까 모를까 셈하며
빙그시 웃음을 흘리는
카메라의 셔터를 수없이 누르고 있는 오늘의 나,
나는 아직도 멈출 수 없는
작은 섬속의 집을 짓는 일이 내가 평생을 일구어야 할
내마음의 꽃밭임을 참으로 감동으로 느끼지는 오늘같은 날
초 겨울의 하늘은 유난히 파랳고
그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빛은
마치 삼,사월 동면을 깨우는 지긋한 것처럼 다가오는 오늘같은 날은
내 살아가는 일이 참으로 복이야,
복이랑께
그렇게 오랫동안 노래하고 싶은 것은
비로소 내 마음의 작은 섬에 집을 짓기 시작한 날에 시작되었음이
한없이 기쁘기만 하였다는 것을
내 미래의 어느 날은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望心이 넘쳐나기만 하였어라
'사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옹이에 피어오른 이끼들 (0) | 2012.12.17 |
---|---|
이끼꽃 (0) | 2012.12.17 |
천둥오리들/ 은파에서 (0) | 2012.12.15 |
반영이 그린 그림들... (0) | 2012.12.15 |
꼿꼿한 것들을 위해 (0) | 2012.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