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읽는 감정의 OSMU 전략

thetraveleroftheuniverse 2025. 7. 21. 18:02

 

 

 

 

 

 

251학기 수강 과목 중

영상 문학론 과제로 제출된 리포트이다.

 

 

 

📚[영상문학과 과제 리마인드

 

💡주제: 감정은 어떻게 확장되는가?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읽는 감정의 OSMU 전략

 

감정도 번역될 수 있을까?”

책에서 🎬영화로, 마음에서 눈빛으로, 언어에서 침묵으로.

OSMU는 단지 유통 전략이 아니라, 감정을 다시 살아내는 창작의 언어다.💭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사랑하지만 연인은 아니고,

의지하지만 가족은 아닌 관계 속에서

감정을 끝까지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언희 감독의 영화 속 구재희🎭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어?"

라는 한마디로 퀴어 정체성과 존재의 윤리를 감싸 안는다.

 

📌읽는 감정과 보는 감정은 다르다.

📷영상은 감정을 시선과 리듬, 침묵으로 번역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고스란히 관객의 마음에 내려앉는다.

🌸소울메이트는 몸짓과 시선으로 쌓이는 여성 간의 감정을,

🌫환상의 빛은 상실과 침묵의 공간 속에서,

🪞토니 타키타니는 정적과 나레이션으로,

🧠살인자의 기억법은 분열된 기억으로 감정을 새긴다.

 

이 모든 작품은 묻는다.

감정은 번역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번역은 윤리적인가?”

OSMU 전략은 산업을 넘어,

감정이라는 존재론적 언어를

타자와 함께 살아내는 방식으로 다시 설계될 수 있다.

 

🫀감정은 소비가 아니라 공존,

🌿설명보단 체험이며,

자극이 아닌 여운이다.

📣그리고 나는,

이 감정의 언어를 만드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

 

누군가의 상처에 귀 기울이며,

타인의 마음에 닿는 문장을 쓰는 사람으로.🖋

🌅요즘처럼 반짝이는 하루가 있었을까?

 

이 리포트를 쓰며 나는,

내 인생의 감정적 소풍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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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문화현상으로서 OSMU의 양상과 해당 작품 분석하기

 

나의 주제:

감정은 어떻게 확장되는가?

대도시의 사랑법과 일본 영화들과 동시대 한국 콘텐츠로 본 OSMU 전략의 변주

 

 

1. 들어가기: 감정의 번역과 OSMU 전략의 문화적 함의

21세기 콘텐츠 산업은 단순히 이야기의 창작과 유통을 넘어, 감정의 번역과 재현을 둘러싼 새로운 문화 전략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은 하나의 원천 콘텐츠(IP)를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확장하여, 감정과 정서의 다층적 경험을 설계하는 핵심 수단으로 기능한다. 웹툰이 드라마로, 소설이 영화로, 영화가 게임, 굿즈, 뮤직비디오로 전환되는 이 구조는 단순한 매체 간 유통이 아닌, 감정의 매체화를 둘러싼 중요한 문화적 논의 지점을 형성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감정이 단순히 이야기의 분위기몰입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고, 각 매체가 지닌 고유한 언어를 통해 어떻게 다르게 구성되고, 소비되며, 해석되는가이다. 특히 문학처럼 여백과 내면의 침묵, 언어의 간극 속에서 감정이 형성되는 예술 장르는 시청각 중심의 영상 매체로 번역될 때, 감정의 구조 자체가 해체되거나 과잉화되는 위험에 노출된다. 반면 이러한 전환 과정은 감정의 번역 가능성과 매체적 잠재력을 실험하는 창조적 기회가 되기도 한다.

본 보고서는 박상영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2020)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2024)을 중심으로, 감정의 구조가 OSMU 전략을 통해 어떻게 번역되고 재구성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아울러 일본 영화 환상의 빛(1995)토니 타키타니(2004), 그리고 한국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2017)소울메이트(2023)를 비교 사례로 삼아, 감정이 문학과 영상 사이에서 어떻게 다른 감각적 방식으로 드러나는지를 고찰한다.

이 글은 다음의 질문을 중심에 둔다: 감정은 어떻게 매체를 건너 확장되는가? OSMU 전략은 감정의 본질을 보존하는가, 아니면 감정의 형식을 새롭게 창안하는가? 우리는 감정을 읽는 것보는 것사이의 차이에서 어떤 감각적 인지 차이를 경험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감정의 문화적 번역 구조와 그 윤리적,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해 보고자 한다.

 

2. 대도시의 사랑법: 관계의 윤리와 감정의 진폭

2-1. 감정을 끝까지 살아내는 문학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감정을 서사화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살아내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문학이다. 이 연작소설은 퀴어 정체성, 도시의 고립감, 가족이 되지 못한 관계들, 상실과 복원의 윤리 등을 다루며, 감정이라는 요소가 인물들 사이에서 어떻게 생성되고 소멸되는 지를 관찰한다. ‘사랑하지만 연인은 아닌’, ‘의지하지만 가족은 아닌관계들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이 작품은 감정의 경계와 윤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2-2. 감정의 진폭을 시각화하는 영상 언어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이언희 감독, 2024)은 이러한 문학적 감정 구조를 시청각 언어로 번역하는 실험을 시도했다. 특히 김고은이 연기한, 그야말로 오늘만 사는 구재희는 욕망과 솔직함, 상처와 회복의 감정을 한 몸에 품고 있는 인물로,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함으로써 서사의 감정 윤리를 시각화한다.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어?”라는 재희의 대사는, 함께 살아가는 게이 남성 흥수가 자신의 정체성과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순간에 건넨 말로, 퀴어 정체성과 감정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세계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윤리적 선언이자 다정한 위로로 기능한다.

감정을 읽는 것보는 것사이에는 분명한 인지적 차이가 존재한다. 문학에서 감정은 언어의 여백, 비유, 반복, 주관적 시점 등을 통해 독자의 내면으로 침투한다. 독자는 문장을 따라가며, 감정을 구성하고 해석한다. 반면 영상은 시선과 소리, 색감과 속도, 배우의 호흡과 공간의 움직임으로 감정을 보여준다’. 이는 즉각적이면서도 때로는 감정의 복잡함을 축약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2-3. 관계의 구조로서 감정의 윤리

대도시의 사랑법의 인물들은 감정을 숨기기보다 감정의 반복과 충돌을 통해 자기 자신을 구성한다. 이는 감정이 단순히 개인 내부의 흐름이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실현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재희와 흥수의 관계, 재희의 결혼식에서 흥수가 불러주는 축가 장면은 감정이 어떤 기억과 존재 인식을 동반하며, 윤리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압도적인 예다. 나는 특히 재희가 결혼을 하며 떠나보내는 흥수의 마음을 고백하는 대사 그때, 그 순간 내 인생에 나타나 나를 알아봐 주고, 기꺼이 서로의 상처를 함께하며, 의심 없이 전부를 내어준 내가 사랑했던 순간들과, 그때 내가 지었던 모든 표정을 기억하는 내가 나인 채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려준 내 20대의 외장 하드, 잘 가라 재희야.”를 나레이션 형식으로 재현했을 때, 너무 흥분해 몇 번이고 그 장면을 되풀이해 영화를 보기도 했다.

이러한 감정 구조는 OSMU 전략이 단순한 서사의 각색이나 확장만으로 접근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감정은 번역되어야 할 대상이자, 매체적 감각 안에서 다시 쓰여야 할 언어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감정이라는 언어가 윤리와 존재, 관계의 구조와 결합하며 매체적 전환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감정 중심 OSMU 사례이다.

 

3. 감정 번역의 확장 사례: 환상의 빛, 토니 타키타니, 살인자의 기억법, 소울메이트

3-1. 일본 영화와 감정의 미세 진폭

감정의 번역이란 단지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의 옮김이 아니라, 감정이 감각의 구조 안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감정의 시청각적 구현은 특히 일본 영화에서 탁월하게 드러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환상의 빛(1995)은 미야모토 테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상실과 침묵을 정지된 시간 속에 응축시킨다. 영화는 말보다 조명과 공간, 인물의 움직임 없는 시선 속에서 감정의 여운을 그린다. 이는 감정을 묘사하기보다, 감정이 머무는 공간 자체를 구성하며, 관객은 감정을 해석하는 대신 감정 안에 머무는경험을 하게 된다.

이치카와 준 감독의 토니 타키타니(2004)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나레이션 중심의 구성, 정적인 카메라 워크, 반복적인 사물 이미지의 배열은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감정의 진폭을 시청각적으로 침묵속에 배치한다. 이 영화는 보는 감정이 어떻게 조형적 이미지와 시간의 길이를 통해 서서히 스며들 수 있는지를 증명하며, OSMU 전략이 감정의 구조를 해체하지 않고도 재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2. 한국적 감정 구조의 재배치

한국 영화의 감정 번역은 보다 서사 중심적이면서도, 인물의 감정 리듬과 사회적 맥락이 결합된 방식으로 전개된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시점에서 기억과 감정의 분열을 다룬다. 원신연 감독의 영화는 이러한 서사를 내면 독백과 왜곡된 편집, 비선형적 이미지 구조를 통해 감각화 한다. 감정은 단선적이지 않고, 분열되고 반복되며, 관객은 병수의 시선을 따라가며 감정의 '해체 과정' 자체를 경험한다. 이는 감정이 곧 기억이며, 기억의 왜곡은 감정의 왜곡으로 이어진다는 구조적 관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주연을 맡은 설경구의 안면 근육 연기는 그야말로, 감정이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보였고, 나는 그의 연기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감탄했다.

또한 민용근 감독의 소울메이트(2023)는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하면서, 여성 간의 감정 구조를 한국 사회의 정서적 배경 위에 재구성한다. 김다미와 전소니가 연기한 주인공들은 감정을 직접 말하기보다 서로의 존재를 관찰하고, 지나간 시간을 회상하며, 몸짓과 시선으로 감정을 축적한다. 이는 감정을 서술하지 않고 지속하게 만들며, OSMU 전략이 단지 콘텐츠의 확장이 아니라 감정의 시간화일 수 있음을 입증한다.

3-3. 감정의 매체화와 번역의 윤리

이들 작품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감정이 단순히 매체를 통해 복제되는 것이 아니라, 각 매체의 특수한 언어로 다시 구성된다는 점이다. 문학에서의 감정은 독자가 언어 사이의 간극을 채우며 내면화하는 반면, 영상에서는 시청각적 리듬과 공간적 구조 속에서 직접적으로 체험된다. 감정을 읽는 것과 보는 것 사이에는, 감정의 구조를 수동적으로 수용할 것인지, 혹은 능동적으로 공감할 것인지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감정 번역 과정은 OSMU 전략이 반드시 서사 중심, 소비 중심의 구조로 흐를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환상의 빛의 여운, 토니 타키타니의 침묵, 소울메이트의 관계성, 살인자의 기억법의 분열적 시선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감정의 미학을 확장하며, OSMU 전략이 감정을 상품이 아닌 예술적 윤리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처럼 이들 작품은 OSMU 전략이 감정의 본질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다양한 매체 언어를 통해 감정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감정의 매체화는 단지 기술적 전환이 아니라 감정에 대한 철학적 질문, 감정이란 무엇인가?’, ‘감정은 어떻게 타인에게 전달되는가?’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4. 감정 중심 OSMU의 순환 구조와 감각 언어의 재구성

4-1. 감정의 구조를 보존하는 순환 전략

OSMU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서사의 확장이 아니라, 감정 구조의 보존과 재구성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감정을 단순한 이야기의 부속물이나 몰입을 유도하는 장치로 활용하지 않고, 감정 자체를 서사의 중심축으로 삼아 구성하는 방식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바로 이러한 전략을 실천한 대표적 사례로, 감정 중심 OSMU 전략이 어떤 미학적 가능성과 윤리적 잠재력을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이언희 감독은 박상영의 문학적 감정 구조를 영화 언어로 치환하면서, 내면의 리듬과 반복을 유지하고 감정의 여백을 손상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 영화는 소설의 문장 구조나 대사를 단순히 재현하기보다는, 시선의 교차, 공간의 거리감, 음악의 잔향을 통해 감정의 정서를 시청각적으로 번역한다. 이는 OSMU 전략이 서사의 효율성을 뛰어넘어 감정의 섬세함까지도 설계할 수 있는 전략임을 보여준다.

4-2. 감정의 매체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적 전환

감정을 문학에서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은 단순한 텍스트의 재가공이 아니라 감각 언어의 전환이다. 문학은 감정을 읽게하지만, 영상은 감정을 보게한다. 이 과정에서 감정은 시각적,청각적 기호로 새롭게 조형되며, 인물의 표정, 빛의 농도, 침묵의 길이, 음악의 고조와 이완이 감정의 표현 수단이 된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런 방식으로 감정을 다루며, 관객이 감정을 직접 체험하고, 감정과 함께 살아내는장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OSMU 전략은 단순히 원작을 다른 매체로 옮기는 기술이 아니라, 감정을 감각화 하고 구조화하는 예술적 실천이다. 감정을 과장하거나 희화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 여백과 모호함을 유지한 채 매체적 특성에 맞는 감각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 감정이 선형적이지 않고, 때로는 파열되고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진폭을 유지한 채 매체 간 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4-3. 순환의 감정 리듬: 관계, 시간, 여백의 서사화

이 작품의 OSMU 순환 전략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감정의 리듬이 유지되는 방식이다. 영화는 재희흥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13년의 관계를 축으로 삼으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구조 속에서 감정을 시간화 한다. 이때 감정은 특정 사건이 아니라, 관계의 누적과 기억의 축적으로 표현된다. 이는 감정을 단지 극적 장면의 결과물이 아니라, 서사의 리듬과 지속 속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보게 한다.

또한 재희의 말과 몸짓, 흥수의 침묵과 회고, 라면을 먹는 장면처럼 일상적이지만 감정적으로 포화된 장면들이 반복될수록, 관객은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일본 영화가 감정의 정지와 여백을 시각화한 것과도 연결되며, 대도시의 사랑법이 한국적인 감정 리듬을 보존한 채로 OSMU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다.

이처럼 대도시의 사랑법OSMU 전략의 감정 순환 구조를 확장하면서, 감정을 도식화하지 않고, 감정의 시간성과 구조적 진폭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는 단순히 원작의 인기나 스토리의 활용을 넘어서, 감정의 문화적 윤리와 미학을 중심에 둔 OSMU 전략의 정교한 실천이었다.

 

5. 감정 윤리와 OSMU 전략의 책임

5-1. 감정을 다룬다는 것: 예술성과 윤리성 사이

OSMU 전략이 본격적으로 산업화되고 있는 현재, 감정은 점점 더 소비되는 자극으로 기능하고 있다.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의 콘텐츠에서 감정은 종종 전형적인 클리셰로 구성되거나 빠른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단순화된다. 그러나 감정은 단지 이야기의 소스가 아닌, 존재론적이고 관계적인 힘이다. 특히 감정은 타자와의 거리에서 발생하며, 때로는 그 거리의 틈을 메우는 유일한 윤리적 언어이기도 하다. 따라서 OSMU 전략이 감정을 다룰 때는 예술성과 더불어 윤리성이라는 기준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감정을 미화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감정의 진실성과 윤리를 탐구한다. 박상영의 인물들은 충동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종종 자기 파괴적이기까지 하지만, 그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들은 감정을 통해 삶을 밀고 나가고, 타자와 관계를 맺으며, 자기 존재를 되묻는다. 영화 속 재희는 언제나 자신에게 정직하고, 감정에 책임지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다가간다. 이는 곧 감정을 고백이 아니라 공존의 실천으로 이해하는 태도다.

5-2. 감정의 축약이 아닌 구조화

현대 OSMU 전략의 문제는 감정의 과잉 표현이나 단순화를 유도하는 경향에 있다. 감정은 극적 전개나 빠른 전환의 도구로 기능하며, 종종 감정의 내적 결이나 지속적 리듬은 축소되거나 삭제된다. 그러나 진정한 감정은 반복과 망설임, 침묵과 여백 속에서 형성되며, 그것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러한 감정의 구조화를 감각적으로 실현해 낸 예이다. 감정은 장면마다 축적되고, 회상과 예측을 오가며 리듬을 형성하고, 단순히 캐릭터의 반응이 아닌 관계의 결과로서 작동한다. 이는 OSMU 전략이 감정을 감각적으로 재현할 때, 감정을 단순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 구조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5-3. 감정 번역의 책임과 문화적 지속 가능성

감정의 번역은 단지 언어와 이미지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문화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감정을 어떻게 해석하고, 누구와 나눌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질문이다. 대도시의 사랑법, 환상의 빛, 토니 타키타니, 살인자의 기억법, 소울메이트는 서로 다른 문화와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공통적으로 감정의 복잡성과 그 표현 방식의 윤리를 중심에 두었다. 감정은 단지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 있는 방식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OSMU 전략은 단지 산업적 선택이나 시장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이 어떻게 번역되고 구성될 것인지에 대한 문화적 책임의 문제다. 감정의 윤리를 무시한 OSMU는 감정의 소모만을 남기지만, 감정의 구조를 존중하고 그 번역 과정에서 정직한 고민을 동반한 OSMU는 감정의 미학을 확장하는 동시에,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이 된다.

감정의 번역을 고민하는 OSMU 전략은 결국, 타인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며,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또 다른 형태의 관계 윤리이자 문화 실천이 된다. 이는 예술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OSMU는 단지 산업 전략이 아니라, 감정의 미래를 설계하는 언어가 된다.

 

6. 맺음말: 감정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으로서의 OSMU

OSMU 전략은 이제 단순한 콘텐츠 산업의 유통 구조를 넘어서, 감정의 구조를 어떻게 매체적으로, 윤리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화적 실천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도시의 사랑법환상의 빛, 토니 타키타니, 살인자의 기억법, 소울메이트는 서로 다른 시공간과 감정의 레지스터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공통적으로 감정의 섬세한 진동을 매체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OSMU 전략이 서사적 효율성, 몰입도, 수익성을 넘어서, 감정의 본질과 그 표현 방식을 어떻게 다르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중요한 사례들이다.

이 보고서에서 살펴본 작품들은 감정을 읽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다시 경험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서사적 시도를 보여준다. 문학에서 감정은 종종 여백 속에서 내면화되고, 독자의 해석에 따라 유동적으로 의미화된다. 반면 영상 매체에서는 감정이 조명, 음악, 시선, 편집을 통해 시각적으로 형상화되며, 독자는 더 이상 감정을 해석하는 자가 아니라 감정 속을 걷는 자로 위치된다. 이러한 전환은 감정의 존재론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감정은 실재하는가, 아니면 언제나 번역되는 중인가? OSMU 전략은 바로 이 번역의 윤리적 조건을 시험대에 올린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 감정의 진정성과 반복의 윤리를 통해, 감정을 가볍게 소모하지 않고 오히려 천천히 응시하고, 관계 속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제시한다. 이 작품은 감정을 고백이 아닌 실천으로 이해하며, 감정이란 타자의 얼굴을 응시하는 데서 발생한다는 윤리적 입장을 내포한다. 이러한 태도는 감정을 산업적 자원으로 환원하는 현대 OSMU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유도한다.

우리는 지금 감정이 과잉 소비되고, 신속하게 반응되어야 하며, 즉시 교환되어야 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감정은 시간 속에서 반복되며, 언어의 경계에서 머뭇거리며, 설명될 수 없는 흔들림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설명이 아니라 체험이며, 소비가 아니라 동행이다. OSMU 전략이 이러한 감정의 본질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할 때, 콘텐츠는 그 자체로 하나의 감정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따라서 OSMU 전략은 단지 서사의 유통 경로를 설계하는 기술이 아니라, 감정을 구조화하고 감정 공동체를 확장하는 문화적 언어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그 감정은 산업적 효율성보다 오래 남으며, 그것은 관객 혹은 독자의 삶 속에서 천천히, 그러나 깊게 스며든다. 감정의 미학은 언제나 예술과 윤리의 경계에서 존재해 왔고, OSMU는 그 감정을 타자에게 건넬 수 있는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이 감정의 언어를 타인과 나누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단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넘어서, 누군가의 고요한 상처나 꿈을 포착하는 작업을. 나의 욕망은 OSMU의 다음 흐름 안에서, 창작자이자 감정 번역가로서 살아보고 싶은 미래에 닿아 있고, 그 설렘이 오월의 햇살처럼 나의 하루를 충만하게 비추고 있다.

요즈음처럼 내 인생이 반짝반짝한 때가 있었을까? 문득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보면, 이토록 마음이 빛으로 가득 찬 날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나는 나의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의 소풍 길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누군가의 감정에 귀 기울이며, 서사의 숲을 걷고, 또 다른 이의 마음에 나의 언어를 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작은 인생의 여정이 결코 짧지 않았음을 믿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1. 미야모토 테루, 환상의 빛바다출판사 201412

2.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1995). 환상의 빛일본: TV Man Union.

3. 무라카미 하루키. (2001). 토니 타키타니. 렉싱턴의 유령수록

4. 이치카와 준 감독. (2004). 토니 타키타니일본: Asmik Ace Entertainment.

5. 김영하. (2013). 살인자의 기억법서울: 문학동네.

6. 원신연 감독. (2017). 살인자의 기억법한국: 쇼박스

7. 박상영. (2020). 대도시의 사랑법. 서울: 창비.

8. 이언희 감독. (2024). 대도시의 사랑법한국: 리틀빅픽처스.

9. 민용근 감독. (2023). 소울메이트한국: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10.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2024 방송영상산업백서